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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통신

아버지 생신에 부쳐

민아네 2012. 7. 19. 19:20

옛 북송의 성리학자 소강절은 음양강유의 4원법으로 만물을 재해석 하였습니다.

여덟각은 하루가 되고 서른날은 한달을 이루고 열두달은 일년을 이룹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소강절은 원회운세의 시간을 말해줍니다. 신기원을 이루었다 할 때의 그 원은 12만 9600년입니다.

 

원을 열두개로 나누면 회가 되고 회를 서른개로 나누면 운이됩니다. 즉 하나의 원은 360년이 됩니다.

원을 열두개로 나누면 세가 됩니다. 그러니 한 세는 30년이 됩니다.

 

옛날에는 선대와 후대의 차이를 30년으로 보았고 두개의 세, 즉 60년을 인간의 생애로 보았습니다.

 

허나 요즘은 두개의 세가 아닌 세개의 세, 즉 90년은 이미 보통이요 멀지않은 미래에 네개의 세, 백이십년을 인간의 생애로 만드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개, 네개, 다섯개의 세를 살더라도 세월은 역시 빠릅니다. 세월은 가고 다 잊고 인생을 즐기려니 병마가 괴롭히고 걱정은 몰려오고, 쉬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이 순간에도 세월은 쉼없이 흐르고 이렇게 소중한 순간도 지나갑니다.

 

그래서 옛 시인 도연명은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昔聞長者言[석문장자언]예전에 어른들이 말씀을 하시면
掩耳每不喜[엄이매불희]항상 귀 막고 듣기 싫어 했는데
奈何五十年[내하오십년]어쩌다 내 나이 오십이 된 지금
忽已親此事[홀이친차사]어느덧 잔소리를 일삼게 되었네
求我盛年歡[구아성년환]젊어서의 즐거움 되찾으려 해도
一毫無復意[일호무부의]이젠 조금도 다시 얻을 수 없네
去去轉欲速[거거전욕속]갈수록 빠르게만 흘러가는 세월
此生豈再値[차생기재치]인생을 두번 다시 살 수는 없네
傾家時作樂[경가시작락]가산을 기울여서 마음껏 즐겨라
竟此歲月駛[경차세월사]급히 흘러가고서는 그만인 세월
有子不留金[유자불유금]자손에게 재산을 물려주지 마라
何用身後置[하용신후치]죽고 난 후의 염려를 왜 하는가

 

그래서 저에게 소망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이 뭔고 하니 은퇴후에 한국을 오가면서 어머니 아버지 모시고 한가로이 좋은 경치 구경하러 다니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 요즘은 사람의 생애가 세개의 세는 보통이요 네개의 세까지 바라보는 세상이니 그런 소망은 그다지 과한 욕심도 아닙니다. 오늘 아버지 생신모임에 오신 친지분들께 감사드리고, 모두 내내 건강하게, 행복하게 지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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