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옛날 글과 사진/한국에서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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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4월에 썼던 글입니다. -------------------------------------------------------------------------------------------------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입니다. 이미 아시는 분도 있을줄 알지만, 그래도, 못 들으신 분들을 위해 생각나는 대로 써서 올립니다. 어느 고등학교 국어 시험시간이었습니다. 시험시간이 되어서 감독 선생님이 들어왔는데, 이 선생님은 학교에부임한지 얼마 안되는 남자 선생님이었습니다. 시험지를 나누어 주고, 컨닝하는 놈은 죽을줄 알아! 하는 엄포와 함께 시험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반에는 맡아놓고 전교 1등하는 공부 잘하는 녀석이 있었습니다. 이 녀석이 시험지를 받아보니 얼마나 쉬운지, 다른 녀석들은 머리..
2005년 7월에 썼던 글입니다. ------------------------------------------------------------------------------------------------- 십여년도 더된 옛날 이야기랍니다. 당시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자기개발비 라고 해서 학원 수강증을 끊어오면 그것에 해당하는 돈을 지급했었습니다. 얼마 안가서 없어지긴 했지만 공짜로 학원 보내준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종로에 나가서 영어회화학원에 등록을 했더랍니다. 요즘도 그런지 모르겠는데 그때는 종로에 외국어 학원들이 굉장히 성업중이었습니다. 다 허물어져가는 건물 안에다가 벌집 모양으로 방을 만들어 놓고 열명 남짓한 사람들을 몰아서 영어 수업을 했는데 강사는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에서 온..
2004년 7월에 썼던 글입니다. ------------------------------------------------------------------------------------------ 여기는 그 냄새가 납니다. 어린 시절, 나는 영천에 살았던 적이 있습니다. 어딘지도 모를 아득한 기억속의 영천은, 여름날의 해거름 무렵 찌는 더위가 물러가고 서늘한 땅거미가 질 때면 구수한 흙냄새와 함께 백열등이 하나둘 켜지곤 했습니다. 풀냄새 흙냄새와 함께 뛰어놀던 아이들은 여기저기서 부르는 엄마의 소리와 함께 집으로 하나 둘 돌아갑니다. 모기향 피우는 냄새와, 땅거미 지는 산자락 풍경을 뭍혀오는 서늘한 바람냄새, 아련히 켜지던 백열 전구, 그리고 가끔씩 군용 찝차가 부르릉 거리면서 먼지를 날리며 지나가면 그..
2003년 11월에 썼던 글입니다. ---------------------------------------------------------------------------------------------- 그 시절, 아이들의 도시락은 노란빛이 나는 양은 도시락에 거버 이유식 병이나 오뚜기표 마요네즈 병에 담은 신김치, 이 김치를 담고 유리병 뚜껑을 닫을때, 어머니들은 행여나 국물이 샐까봐 비닐 조각을 포개 놓고 뚜껑을 꼭꼭 비틀어 닫습니다. 아이들이 가방을 얌전히 들고 다닐리가 없지요. 가방 손잡이는 있으나 마나, 우주소년 아톰이나 철인 28호가 비닐로 돋을새김 되어있는 그 가방은, 휘휘 돌린다음 공중에 던져지기도 하고 간혹 뒤통수를 치고 도망가는 개구쟁이 친구의 등짝을 향해 날아가기도 합니다. 그러니 ..
2003년 10월에 썼던 글입니다. --------------------------------------------------------------------------------------------- 십년도 더 옛날 옛적, 내가 사용하고 있던 캐드 소프트웨어에 속칭 엔드유저 서포트를 한다고 미국에서 세일스맨 두엇이 회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엔드유저의 불만과 요청을 현장을 찾아가서 직접 듣고 다음 버전의 소프트웨어에 반영을 한다는 취지였을 것이다. 당시에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설계전산화 바람이 불어서 회사에서는 캐드 장비와 프로그램에 아낌없이 투자를 하던 시절이었다. 그 프로그램을 사용한 지가 겨우 1년 남짓이었던 나는, 그래도 그 분야(캐드)가 재미있어 이것저것 남들보다 많이 만져보았다는 이유로..
2003년 10월에 썼던 글입니다. ---------------------------------------------------------------------------------------------- 얼마전에 "다모" 라고 하는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다모라는 것은 옛날 조선시대에 포도청에 있던 차 따르는 관기인데 여기 드라마의 고증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모가 범죄 수사에도 한몫해 검시에서부터 범인 검거까지 큰 활약을 하더군요. 원작은 성인극화로 유명한 방학기라는 만화가입니다. 옛날에는 만화가라면 인기가 없는 직업이었겠지만 요즘은 당당히 선망의 대상이 되는 직업입니다. 물론 사극 영화니까 무협장면도 많이 나오는데 중국 무협영화는 저리가라 수준의 붕붕 날으는 격투기 칼싸움도 나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2001년 9월에 썼던 글입니다. -------------------------------------------------------------------------------------- 결혼전, 대학을 졸업하고 어떤 여자를 소개받아서 데이트를 하던 생각이 납니다. 쌍문동이던가? 근처에 덕성여대가 있었지요. 그 앞에서 만나서 카페에 가 저녁을 같이 먹고 나오는 길이었습니다. 그때가 아마 초가을 쯤으로 생각이 됩니다. 어둑어둑한 거리를 그 아가씨와 같이 가는데 길옆 버스 정류장에 있는 벤치위에 너다섯살쯤 되어 보이는 애들 셋이 처량하게 울고있는 것이었습니다. 눈여겨 보면서 그냥 지나쳤다가 안되겠다 싶어 다시 가던 길을 되짚어 왔습니다. 왜 울고 있는지 물어보니, 길을 잃었다는것 같긴 한데, 애들이 너무 ..
1997년 7월에 썼던 글입니다. ------------------------------------------------------------- 우리집 앞에는 소위 가스집 이라는게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익히 잘 아시겠지만 사시미칼 품고 다니는 일본 야쿠자 폭주족들이 보고 기가 죽어 코가 석자나 빠져 돌아갔다는, 그 무시무시한 가스통달고 다니는 폭주족들이 상주하는 곳입니다. 우리나라에 수입된 온갖 서양과 일본의 못된 날날이 문화는 정말 착실하게 학습하여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도배를 해 놓고는, 그것도 모자라 가스통 창고 앞에서 담배 피우기, 가스통 비운다고 골목에서 가스밸브 틀어놓기, 그옆에서 앞이빨 사이로 침 찍찍 뱉어대며 쮸쮸바 빨기, 골목길에 서너살바기 애들사이로 가스통달고 아슬아슬하게 오토바이 달..
1997년 12월에 썼던 글입니다. --------------------------------------------------------------------------------- 제 집사람은 고등학교 선생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요즘 고등학교에는 교육부 지원으로 외국인 교사, 이를테면 "원어민"을 한두명씩 교사(강사)로 채용,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들 원어민 교사는 주로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일정한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 지원을 하여 한국으로 오게 되는데 이들중에는 해당 나라의 한국교민의 2세도 꽤 된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외국에서 살다가 말로만 듣던 부모의 나라로 와서 어린 학생들을 위해 나름대로 유창한 영어를 가르친다는것이 기특하게도 느껴집니다. 더우기 이들은 상대적으로 잘 정비되고 다듬어진..
2011년 8월에 썼던 글입니다. --------------------------------------------------------------------------------------- 전남 구라군에 매일 새벽 신비한 샘물을 길어오는 할머니가 있다는데. 어느날 새벽 제보를 받고 급히 달려간 제작팀. 멍! 멍! 멍! 멍! 멍! 아우우우우~~~(배경음 : 동네 개짖는 소리)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던 제작팀. 새벽 산보나온 동네사람들에게 물어보는데. - 몰러, 난 암것두 몰러! - 아 그런 노인네가 있다는 소린 듣긴 혔어. 그때! 갑자기 다가온 한 아주머니의 결정적 제보! - 쪼~~ 짝 뒷산으로 가보시요 잉. 내가 말혔다는 소리 어디가서 절때 허지말고. 은밀한 제보를 받은 제작팀, 새벽 어둠을 뚫고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