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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네 소식

벚꽃 구경

민아네 2024. 4. 7. 21:18

20240405

드디어 봄이 왔다.실제로 봄은 진작 왔겠지만, 눈에 보이는 봄은 좀처럼 오지 않았었다.그러다가 아파트 앞마당 산책길에 있는 꽃들이 움이 트더니, 드디어 하나 둘 꽃이 피기 시작했다.

이렇게 눈이 왔던것이 불과 한달 반 전인 2월 말이었다.

 

동네 공원에 갔다가 만난 목련꽃.

 

아파트 정원의 벚꽃.

 

점심먹고 산책하고 들어와 만족한 표정으로 춘곤에 빠진 루키.

 

주변 사람들에게 어디에 가면 가장 화려한 벚꽃 구경을 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비교적 가까운 여의도 윤중로에 가면 된다고 했다. 그것도 멀어서 귀찮으면 김포에 "계양천 벚꽃길"에 가면 된다고 했다. 계양천 벚꽃길 옆에는 김포 농협본점 하나로마트가 있어서, 주차장이 넓으니 장도 보고 겸사겸사 주차를 하면 된다고 했다. 그것도 귀찮으면 그냥 아파트 앞마당에서 왔다갔다 하면 된다고 했다. 어차피 벚꽃은 거기나 여기나 똑같은 벚꽃이니 말이다.

 

그래서 계양천 벚꽃 산책로에 갔다. 과연 커다란 주차장이 있는 하나로 마트가 있어서, 우리는 일단 거기에 주차를 하고 산책 후에 장을 보고 집에 가기로 했다.

 

산책로까지 가는 길은 그다지 편리하고 안전하지는 않았다. 인도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없어지고, 좁은 자동차 도로가 어지럽게 이어져있었다. 공장들도 많아서 그다지 깨끗하지 못한 하천이  괜히 저 공장들 탓인듯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잠깐의 어지러움을 지나고 나면 정갈하고 깔끔하게 정비된 벚꽃 산책로가 나온다.

 

벚꽃 산책로로 가는 길. 이 길에도 벚나무가 계속 이어졌다.

 

김포 계양천 벚꽃길.

 

산책로에 다다르니 과연 벚꽃길이 깔끔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벚꽃이 거의 다 피어서 무척 아름다웠고, 사람들이 한가롭게 산책하는 모습에 우리의 마음도 느긋하고 한가로와졌다. 하천이 조금 더 깨끗했더라면,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정도면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저 산책길 위로 올라가면 보이는 아파트의 반대편은 완전히 시골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그런 논두렁 밭두렁이 펼쳐지는 풍경이었다.

 

아파트 반대편쪽의 예쁜 꽃집. 일이층을 터서 큰 온실로 만들었다.

 

저 파란색 꽃집 뒤로는 그야말로 시골의 풍경이 펼쳐지고 아득히 멀리 시선을 넘기면 또다시 아파트 건물들이 보인다. 돌아오는 길에 시골 동네에 있는, 아는 사람만 아는 추어탕집에 들러서 점심을 먹고 돌아왔다.

 

여기가 이렇게 좋으니, 여기보다 훨씬 좋다는 여의도에 가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우리는 귀찮음을 털어내고 다음날 여의도에 가기로 했다.

 

내 기억속의 여의도는 아스팔트로 포장된 끝없이 너른 광장이었다. 한켠에는 여러대의 "진짜" 비행기가 전시되어있었고, 또 그 옆에는 무선조종 비행기를 날리며 노는, 먹고 살만한 아저씨와 애들이 있었다.

 

그 옛날 나는 가끔 신림동 집에서 여의도까지 자전거를 타고 아슬아슬한 간격으로 비켜 지나가는 버스와 자동차들의 매연과 위험을 견디며 여의도 광장에 가곤 했었다.

 

광장에 도달해서는 미친듯이 넓은 공간을 즐기며 자전거를 탔고, 덤으로 전시된 진짜 비행기들을 보았으며, 군 침을 꼴깍꼴깍 삼키며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 갖고 노는 무선조종 비행기를 구경하곤 했다.

 

그랬던 여의도는 흡사 맨하탄처럼 빌딩과 공원으로  화들짝 변해있었다.

 

여의도 벚꽃길 입구.

 

계양천 벚꽃길이 동네 주민들을 위한 산책로였다면 여기는 그야말로 K-벚꽃길로 한국은 물론 전세계 사람들이 구경하라고 만들어 놓은곳 같았다. 산책로 곳곳에 조그만 볼거리들이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있어서, 과연 명소라고 할 만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었다.

 

여의도 산책길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벚꽃.

 

산책하는 사람들 면면을 보아하니 데이트를 하러나온 젊은 남녀들이 많아 분위기가 좋았고, 필시 친구들인 듯 무리지어 웃고 떠들며 지나가는 아줌마들의 그 떠들썩한 대화와 웃음이 마치 흩날리는 벚꽃잎처럼 행복하게 느껴지는 것이었다.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다들 모처럼 마음먹고 나들이를 나온 듯 표정또한 밝은데다가 행색이 무척 세련되고 깨끗하고 단정하여 과연 한국이 세계의 선진국이 되었구나 하는 실감이 났다. 여기가 외국에도 많이 알려졌는지 외국인들도 꽤나 많이 보였다. 생각해보니 우리 역시 외국인이었다.

 

노인들 역시 옛날같으면 대개 할아버지는 성난 얼굴로 저 앞에 앞서가고 할머니는 피곤한 얼굴로 종종거리며 따라가는게 연상이 되었겠지만 벚꽃 산책길의 노인들은 마치 영화속 장면처럼 다정하게 손을 잡고 연인처럼 걷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도 팔짱을 끼고 걷기로 했다.

 

미술작품. 옛날처럼 손대고 어루만지고 올라타는 무지한 사람은 하나도 없다.

 

국회의사당 담장을 따라 한바퀴 빙 둘러 걸은 셈이라, 조금 피곤하기도 했다. 그래도 곳곳에 사진을 찍으라고 마련해 놓은 장소들이 있었고, 옆으로 넓직한 한강이 보이니 참으로 좋았다.

 

멀리 보이는 다리와 빌딩숲.

 

구름다리 위에서 본 산책로와 상춘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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