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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네 소식

고양 아쿠아필드 찜질방 스파 방문

민아네 2024. 1. 16. 20:41

20240115

캐나다에서 한국이 부러웠던 것 중 하나가 찜질방이었다. 한번 가봐야지 하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고 있다가, 어제 처음으로 찜질방에 가보았다.

 

가 본 곳은 고양시에 있는 "고양 아쿠아필드 찜질방 스파"라는 언듯 들어서는 그 이름을 기억하기도 힘들고 그 뜻도 금방 알아차릴 수 없는 그런 곳이었다. 스타필드, 아쿠아필드 등 무슨 무슨 필드라는 이름이 붙어있었는데 코엑스 스타필드에 다녀온 기억이 있는지라 이것이 일종의 기업에서 하는 프렌차이즈 개념인지, 아니면 그냥 이름이 같은 곳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이름같은것은 상관없이 그냥 우리는 찜질방만 잘 되어있으면 그만이었다.

 

사실 이곳은 작년에 한번 가보려고 했는데 그때는 자동차를 구입하기 전이어서, 구태여 대중교통으로 가려면 갈 수도 있었겠지만 찜질방을 댓가로 한 여정치고는 좀 과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만 포기했던 곳이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보이는 중앙에 거대한 돔 형상의 찜질방. 주변에도 여러 테마의 찜질방이 있다.
쉼터 한가운데 커다란 풀(pool)로 된 장식이 있고 주변에 쉴 수 있는 의자가 있다.

 

휴게실 창밖으로 커다란 하나로마트가 보인다.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주차는 매우 여유가 있었다. 이곳은 물론 찜질방만 있는게 아니라 다른 상점들도 많은 쇼핑몰이며, 고맙게도 상품구입과는 무관하게 주차비가 무료다.

 

매표소에서 직접 입장권을 사면 2만 5천원, 네이버나 쿠팡에서 예약구매하면 2만 천원이었다. 나는 쿠팡에서 입장권 2매를 샀다. 쎌폰으로 구매권 바코드가 전송되어왔다. 이 바코드를 무인발권기에 읽히면 입장권이 프린트되어 나온다.

 

최대 이용시간은 6시간이고 한시간 추가할때마다 추가요금이 부과된다. 또한 오후 4시 이후에 가면 만칠천원으로, 저녁 7시 이후에 가면 만원으로 할인이 된다. 이런 자잘한 정보를 인터넷으로 사전에 다 알 수 있으니 고객이나 점원이나 피차 편리해진 것인지, 아니면 점원이 할 일을 고객이 떠안게 된 것인지는 아리송한 일이다. 이렇게 절약된 시간과 노력이 상품의 가격에 반영이 되는게 맞는것 같은데, 과연 그럴지는 모르는 일이다. 마치 슈퍼마켓에서 점원없는 셀프계산대와 같은 것이겠다.

 

일단 첫인상은 기대이상이었다. 무척 깨끗하고 시설이 넓고 잘 되어있었다. 찜질이나 목욕탕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찜질테마 놀이공간? 정도의 장소라고 부르는게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캐나다의 우리동네에서 차로 10분정도 가면 한국사람이 하는 찜질방이 있었다. 진짜 오지게 비싼 입장료에 (10년전에 25불) 시설은 공장지대에 1층짜리 창고건물같은 것을 찜질방으로 개조한 굉장히 초라한 곳이었다. 그래도 안에는 무슨 황토방, 소금방같은 테마별 온도별 찜질방이 있었고 시골 점빵을 연상시키는 매점도 있었다.

 

한국이나 뉴욕의 대형 찜질방을 경험해 본 한국사람들은 이런 사이비(?)찜질방에는 여간해서 가지 않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한국사람 손님은 별로 없고 러시아나 동유럽쪽의 손님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그들끼리의 언어로 대화하는 소리를 듣고 짐작한 것이다.

 

아무리 찜질복을 입는 찜질방이지만 목욕이나 샤워도 해야하니 어쩔수 없이 락커 앞에서는 옷을 홀랑 벗어야 한다. 하물며 대중탕이란 개념이 없는 캐나다가 아닌가. 남녀를 떠나 모르는 사람들 바로 옆에서 부대끼면서 옷을 다 벗는것은 결코 내키는 일이 아닐진데, 이 러시안들은 아무 망설임없이 드러낼 것 다 드러내고 그 허여멀건 알몸으로 바로 옆에서 왔다갔다 하니 아예 눈을 감고있을수도 없고 정말 고역이었다. 군대에서 내 동기들하고 3분 시간제한 걸린 샤워를 할때 이후로 저렇게까지 꺼리낌없이 타인 앞에서 알몸으로 왔다갔다 하는 사람들은 처음보았었다.

 

민아엄마도 마찬가지로 타인 옆에서 알몸이 되는 것에 망설임이 하나도 없는 러시안 아줌마들때문에 너무나도 싫었다고 했다. 그래서 샤워는 될 수 있는대로 빨리 끝내고 후다닥 찜질복으로 갈아입고 찜질방으로 직행하곤 했다.

 

다시 이곳 고양시의 스타필드 찜질방(스파 라고 부르는게 멋있으려나)으로 돌아와서, 시설은 매우 위생적이고 훌륭했다. 다만 이곳은 찜질방이 주인공이 아니라 가족끼리 연인끼리 놀러와서 그냥 하루종일 퍼질러 놀기도 하고 밥도 먹고 시간을 보내기 딱 좋은 그런 릴랙스 하는 공간, 그정도의 개념인 듯 했다. 만약 본격적인 찜질을 목적으로 방문을 한 사람이라면 약간 실망을 할 수도 있겠다.

 

한가지 인상적이었던 방은 멀티미디어 방이었는데, 여기는 방의 천정을 둥근 돔으로 만들어놓고 거기에 잔잔한 음악과 함께 오로라가 있는 숲이라든지, 물고기가 헤엄치는 바닷속 같은 여러가지 자연의 풍경을 비추어주고 있었다.

 

이렇게 찜질방을 이곳저곳 옮겨다니다보니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세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이렇게 시간이 빨리 지난듯 느껴진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점심시간도 지났고 해서 우리는 집으로 돌아왔다. 그날 밤은 찜질로 땀을 빼서인지 정신을 놓고 깊은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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