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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쓴 글.어제 저녁먹고 셋이서 자전거를 타고 공원에 나갔다. 사진에도 있지만 글렌-쉴드 파크는 그냥 뻥 뚫린 널찍한 곳이 아니라 조그만 개울을 끼고 비포장/ 포장산책로가 숲길을 따라 나 있기 때문에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에 그만인 공원이다. 전에 이 공원에서 사슴을 보았었는데 그 이후에 사슴은 못봤지만 토끼는 엄청 많이 보았다. 자전거를 타고 4-5키로 정도 쭉 올라가니까 조그만 호수가 나오고 (호수라기 보다는 갈대숲이 많고 그냥 개구리 많이 나올것 같은 그런 늪지대 비슷한 곳) 앉아서 쉴 수 있도록 나무 벤치들이 있길래 쉬어가기로 하고 잠시 앉아있었다. 그런데 잠시후에 한 열다섯정도 되어 보이는 백인남자애가 자전거 뒤에 돌쟁이 정도로 보이는 애기를 유아용 시트에 앉히고 또 옆에는 대여섯 되어 ..

2005년에 쓴 글.지난 여름에 캘거리 로키 단체관광을 다녀왔습니다. 일행 중에는 캐나다에 사는 사람도 있었지만 한국에서 관광 온 사람들도 꽤 많았습니다. 우리 버스에는 단기어학연수를 온 초등학교 아이들이 반 이상을 차지했습니다. 덕분에 가이드가 엄청 힘들었지요. 애들 다루는게 어디 쉽겠습니까? 가이드가 설명을 하고 있는데도 와글와글 시끌시끌 법썩입니다. 애들은 어딜가나 모아 놓으면 떠들썩 합니다. 여기 스쿨버스에서도 애들이 얼마나 떠드는지 모릅니다. 버스가 들썩들썩 합니다. 여행 중에 버스안에서 관광 가이드가 애들을 조용히 시키느라고, 애들에게 질문을 합니다. - 너네들 언제 캐나다에 왔니? - 얼마나 있을껀데? - 캐나다에 오래 있고 싶니? 이렇게 질문을 던지니까 네~~!!! 하고 버스가 떠나가라 소..

2006년에 쓴 글. 민아 친구중에 중국 여자애가 있습니다. 그집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애가 딸 하나뿐 입니다. 그 아이 부모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맞벌이를 하는데, 엄마는 회사에서 회계일을, 아빠는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자동차 도색하는 일을 합니다. 애들 학교 끝나는 시간이 부모들이 퇴근하고 집에오기 전이라, 민아하고 친구하고 같이 하루는 우리집에, 하루는 그집에 가서 부모들이 퇴근할때 까지 같이 숙제도 하고 놀기도 하기로 했지요. 그러면 퇴근하는 부모가 퇴근길에 자기 애를 데리고 가면 되는 것입니다. 한국에서야 여남은살짜리 어린애들도 자기들끼리 어울려 집에 애들끼리만 있기도 하고 또 어디 놀러가기도 한다지만 여기에서는 13세 이전의 애들끼리 어른 없이 다니거나 집에 있는것은 애들 안전상 허락되지 않습니다...

2006년에 쓴 글.어제 아침에 출근을 했는데, 사무실에 들어가서 내 자리로 가는도중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이른 아침에 뭔 일인가 싶어서 봤더니 (요즘 빨리 퇴근하는 맛에 일찍 출근을 합니다. 사무실에 도착하면 아침 7시 정도, 퇴근은 오후 3시 반) 비상 유리문이 깨져있고 곳곳에 컴퓨터 마우스 키보드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구요. 놀라서 무슨일이냐 했더니 간밤에 도둑이 들었다고 합니다. 시큐리티 시스템이 다 있는데도, 속절없이 당했습니다. 피해는 노트북 컴퓨터 아홉대, 데스크탑 컴퓨터 몇대. 금액으로 보면 별것 아닐 수도 있습니다. 요즘 컴퓨터 값이 워낙에 저렴하기도 하거니와 쓰던 중고 노트북이니 이건 더 저렴하겠지요. 게다가 도둑놈들이 장물 처분을 할테니 도둑놈들은 기껏해야 이삼천불정..

2003년에 쓴 글. (한겨레신문 독자게시판에 쓴 글) 젊었을때 조금이라도 절약하려고 부부가 안쓰고 안다니고 허리띠를 졸라 맸습니다. 주변에 저희 가족보다 경제력이 못한 분들이 저희보다 새차에다 좋은 옷에다 해외여행에다 돈을 많이 쓰며 사는듯 하는 모습이 보이면 속으로 비웃었습니다.지금와서 생각해 보니 그것은 저의 잘못된 생각이었던것 같습니다. 그 분들은 나름대로 살아가는 방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 같은 부서에 젊은 친구가 일년간 휴직을 하고 세계여행을 다녀오더군요. 제가 만약 한국에 있었다면 아마 정신나갔다고 손가락질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여기에서는 다른 사람의 살아가는 방식에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물론 그 친구가 여행을 갔다온 사실에 대해서는 이야기 꺼리가 됩니다. 여기서도 흔치는 않..

2002년 4월에 쓴 글. 그동안 비교적 따뜻하고 눈이 유난히 적었던 지난 겨울을 시샘이라도 하듯 때늦은 함박눈이 내립니다. 이렇게 함박눈이 오면 추운 바깥과는 달리 따뜻한 느낌이 듭니다. 좋아하는 재즈를 들으며 운전을 하면 짜증스러운 교통체증도 어느정도 잊을수 있습니다. 토론토가 거대 도시화 된다는 신문기사를 인용할 필요도 없이, 요즘 하이웨이의 교통은 매우 복잡한 편입니다. 게다가 가끔씩 만나는 미친 운전자들 때문에 영어욕도 많이 늘었습니다. 민아를 태우고 가다가 부지불식간에 욕이 튀어나와 난처한 적도 있습니다. 3년전에 미국에 출장을 갔다가 워싱턴에서 버스로 뉴욕에 갔었습니다. 그 때 뉴욕에는 처음이었는데 난폭한 운전과 거친 매너의 사람들을 보면서 여유있게 살기 힘든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뉴..

2002년에 쓴 글.오늘은 사장 이취임식이 있는 날입니다. 인사팀에서 이메일이 와서 열어보니 오후 3시반에 회사 근처 호텔에서 사장 이취임식이 있으니 올사람은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내 생각에 그런 이 취임식 행사에는 이사님 상무님 전무님들이나 가서 우아하게 칵테일이나 한잔 걸치고 좋은얘기나 한말씀 듣고 오는것이라는 생각에 그냥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만 거의 시간이 다 되어서 나와 카풀을 하는 회사 친구에게서 전화가 와서 억지로 가게 되었습니다. 원래 양복차림을 싫어하는지라 티에다 간편한 바지차림 이었는데 하필이면 그날 일하면서 홍차를 마시다가 바지에다 홍차를 흘려 정장도 아닌데가가 얼룩진 바지차림의 후줄근한 옷차림이었습니다. 장소에 도착하니 웬걸요 언제 왔는지 벌써 사람들이 와글와글 했습니다. 아직 행사는..
2001년 10월에 쓴 글. from 민아 for 현경이 언니 현경이 언니도 잘 지내지? 현경이 언니도 아픈데 없지? 현경이 언니가 쓴 편지 잘 읽었어~ 현준이 오빠하구 현경이 언니하구 한국에서 잘 지내지? 나두, 두발 자전거~ 대개 잘타~ 내가 금방 배웠어. 현경이 언니두 자전거 하나 사서 그 자전거 어떻게 타는지 배워. 나두 한국말 쪼끔만 몰르지만 나는 한국말 forget 안할거야. 현경이 언니두 영어 많이 배워~ 그러구 인제 캐나다는 대게 대게 추워. 눈오는것 처럼. 그러구 내 아빠가 내 자전거두 사줘서 내가 배웠어. 왜 사줬냐 하면~ 내가 착해서 그래. 내가 맨날 말 들어서 그래. 현경이 언니두 잘 지내. 그다음에 인제 할로윈 될라구 그래. 할로윈은 모냐 하면, 무서운 옷 입구 아니면 이쁜 옷 ..
2001년 6월에 쓴 글. 친하게 지내는 피터라는 한국사람 가족과 야외에 나갔다 오다가 그집 부부가 차안에서 말다툼이 벌어졌다. 피터씨는 중학교때 이민을 와서 한국말을 곧잘 하지만 아무래도 좀 어색한 느낌이 있다. 그집에는 올 여름에 한국에서 여학생 하나가 유학을 오는데(어학연수) 가디언(보호자 및 하숙)을 해주기로 하였다. 입국 날짜가 다 되어서 한국에서 그 학생 모친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마침 피터씨 가족이 외출중이어서 자동응답기에 전화좀 해달라는 메세지만 남기고 끊었다. 피터씨가 자동응답기 녹음 얘기를 하면서 와이프에게 한국으로 전화를 했느냐고 물었다. 피터씨 와이프는 자동응답 녹음을 들었을때는 이미 시간이 많이 흘러 한국이 새벽시간이라 할수 없었다고 말했는데 피터씨가 이 말을 이해를 못했는지 ..

2000년 1월에 쓴 글. 얼마전에 TV를 보고 있는데 마침 무슨 영화를 시작하는지 짜자잔.. 음악과 함께 주인공 배우들의 얼굴이 하나씩 나오면서 밑에 이름이 나왔다. 그런데 어떤 여자, 그것도 백인여자인데 이름이 손자(SONJA)인것이다. 눈을 씻고 아무리 봐도 손자였다. 거참 서양사람 이름치고는 희안한 이름이군, 하고 지나갔는데 그날밤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낄낄 웃었다. 그 여자 이름은 발음이 손자가 아니라 "쏘냐" 였던 것이다. 여기 몇달 살다보니 굉장히 단순해지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