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24/03 (5)
Return to Home
2013년 12월에 썼던 글입니다. ------------------------------------------------------------------------------------------ 크리스마스 연휴에 가족과 함께 뉴욕으로 짧은 여행을 했다. 누군가 짊어진 삶이 무거워 지치고 노곤해질 때면 새벽에 재래시장에 가보라 했던가. 뉴욕에서의 삶도 그 못지 않게 치열해 보였다. 서울의 명동은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의 인파가 빽빽하게 흐른다. 그 틈을 비집고 다니는 연극공연, 고층빌딩 전망대 같은 명소의 티켓을 파는 삐끼들의 외침. 수블라키(훈제 꼬치)길거리 포장마차에서 뿜어대는 고기굽는 연기, 그 연기 뒤에서 연신 땀을 훔치며 고기를 뒤집는 상인. 비가 간간히 내리는 뉴욕의 뒷골목을 지나는데 길가에 ..
2014년 6월에 썼던 글입니다. ----------------------------------------------------------------------- 이발을 하고 왔다. 옆에 머리하던 늙수그레한 아줌마가, 캄보디아에서 왔다는 다른 아줌마가 너무나도 한국말을 잘 해서, 신기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해서 칭찬을 듬뿍 해 주었더니, 칭찬 말미에 하는 말이 "저 한국사람이에요.." 하더란다. 간혹 한국에 갈 때 대한항공을 많이 타는데, 당연히 한국에 가는 한국 국적기니 비행기 안에는 한국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 밥때가 되면 스튜어디스가 한국사람한테는 한국말로 소고기, 닭고기중 어느 메뉴를 원하느냐고 묻는다. 그런데 내 차례가 되면 "손님 소고기와 닭고기가 있습... " 까지 하다가 말에 영 자신이 없..
2015년 6월에 썼던 글입니다. ----------------------------------------------------------------------------------------------- 옛날 삼성 다닐때 사원들에게 우리사주를 팔면서 저리융자도 지원해 주었었다. 물론 나도 융자도 받고 내 돈도 보태고 해서 회사 주식을 샀었다. 하지만 캐나다로 이사를 갈 즈음해서 주식값이 엄청나게 곤두박질 쳤고 팔아봐야 본전도 못 건져 오히려 돈을 토해내야 할 지경이라, 일단은 당분간 관망해 보자는 마음으로 그대로 둔 채 캐나다로 왔다. 융자금에 대한 이자는 한국에 남겨둔 계좌로 계속 납부하고 있었다. 이민 초기에 어리버리 정신없는 가운데 문득 주가를 체크해 보니 주식값이 약간 올라서, 본전치기 정도는 ..
2021년 3월에 썼던 글입니다. ------------------------------------------------------------------------------------------------------ 기억도 아련한 오래 오래 전 검정 교복입고 다니던 중학생 때, 지금도 그렇겠지만 많은 학생들이 버스를 타고 통학을 했는데, 열댓 과목이 바둑판처럼 촘촘히 새겨진 시간표에 따라 대개 쌀가마니처럼 빵빵하고 묵직한 무게의 가방을 들고 다녔다. 버스에 승객은 왜 또 그렇게 많은지, 그건 혼잡한 혹은 만원버스라는 표현으로는 한참 모자란, 이를테면 그 상태를 보여주는 계기판 같은 것이 있다면 바늘이 위험을 알리는 빨간 눈금을 한참 지나 압력을 못 견뎌 칙칙 소리를 내며 부들부들 떨다가 마침내 계기판의..
2017년 11월에 썼던 글입니다. ----------------------------------------------------------- Roncesvalles Carhouse 현장점검 방문. 이 carhouse 에서는 토론토 전차(streetcar)를 정비한다. 도면을 살펴보니 흥미로운 점이 보인다. 바로 건물 지하에 사격장이(shooting gallery) 있었다. 도면발행연도를 보니 1943년 4월. 2차대전이 한창일 때다. 세계대전중 토론토의 정비공장에서는 무기를 생산했다. 사진은 건물 옥상에서 보이는 온타리오 호수. 단풍이 들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