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Home
사는 얘기 본문
2001년 9월 17일에 쓴 글.
푹푹 찌는듯한 더위가 기승을 부리더니 요즘은 제법 찬바람이 아침저녁으로 불고있다. 아파트 앞의 울창한 숲이 맨 위로부터 노랗게 물들어 간다. 누가 시간의 흐름이 화살과 같다고 했던가.
민아의 자전거를 새로 샀다. 한국에서 가지고 온 것은 너무 무거운 데다가 결정적으로 타이어의 공기 주입구의 규격이 이곳의 자전거와 다르다. (여기 자전거는 자동차와 동일한 규격임)
옛날 어린시절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타이어 바람이 부족한 것 같으면 아무 자전거포에 가서 펌프를 집어다가 바람을 넣곤 했었다. 자전거포 주인이 험상궂게 생긴경우 웬간하면 그냥 지나치던 기억이 난다.
이곳의 주유소에는 거의 모든 곳이 자동차 타이어 공기를 넣는 장치가 있고 공짜를 발견하기 힘든 이곳의 몇 안되는 무료 시스템이다. 자동차 타이어가 조금 주저앉아있는것 같으면 아무 주유소에 가서 바람넣는곳에 차를 세우고 바람을 넣으면 된다. 모터 가동식의 공기 주입장치는 버튼을 한번 누르면 2-3분간 자동으로 바람이 나오고 간단한 공기압 측정기까지 붙어있다.
민아를 데리고 학교 운동장에 나가 일단은 (넘어지면 다치니까) 넓은 잔디밭에서 연습을 시작했다. 여전히 햇살은 따갑지만 공기는 훨씬 건조하고 차갑고 상쾌하다. 전형적인 가을 바람인 것이다.
학교 잔디 운동장 옆의 조그만 트레일 코스로 들어가니 나무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이 어른거리며 기분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멀리 아이들 노는소리. 아이들 노는 소리는 여기에서도 여전히 활기차고 즐겁다. 야구를 하는지 모든 아이들이 아웃! 세이프! 고함을 지르면서 나름대로 판정을 한다.
다람쥐들은 겨울내내 먹을 양식을 구하느라 바쁜지 사람이 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기저기 다니느라 분주하다.
민아는 몇번 비틀비틀하더니 신기하게도 곧잘 자전거를 탄다. 쏟아지는 햇살속에 꺅꺅 소리를 지르며 자전거를 타는 민아의 모습을 보며 여유있는 산책을 즐겨본다.
'옛날 글과 사진 > 캐나다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얼굴이 가게 (0) | 2025.07.18 |
---|---|
애들 한국말 가르치기 (0) | 2025.07.18 |
자동차 세금 (0) | 2025.07.18 |
캐나다의 라디오와 지하철 (0) | 2025.07.18 |
게임과 사회의 잔인과 무치(無恥) (0) | 2025.07.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