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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글과 사진/캐나다에서

얼굴이 가게

민아네 2025. 7. 18. 17:25

2007년 3월에 쓴 글.

 

 

아파트에서 보이는 새벽녘의 에글린턴 거리. 2000년 겨울에 찍음.

 

토론토의 봄은 아직 주춤거리며 오는 모습입니다.
지난 주말은 영상으로 올라가 집앞의 잔설을 안 치워도 스스로 녹아 없어지는 행운이었는데 이번 주말에는 또 눈이오고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간다니 "그럼 그렇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머리를 깎을 때가 된 것 같아 늘 가던 미용실에 갔습니다. 월요일이지만 민아가 봄방학이라 이틀을 휴가를 내었기 때문에, 느즈막히 일어나 역시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오후가 되어서야 집을 나섰습니다.

평일 오후라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5,60대 정도 되어보이는 아줌마들이 몇 있었습니다.

아줌마들이야 미장원이 수다떨면서 스트레스 푸는 장소도 되겠지요. 아줌마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발을 하는것도 재미있더군요.

서로 젊어보인다거나, 피부가 어쩌면 그렇게 좋냐는등 서로 칭찬도 하면서 재미있게 말씀들을 하시더군요.

남자들 모이면 자동차, 군대, 축구, 컴퓨터, 카메라 이야기로 귀결이 되듯이 아줌마들 화제는 당연히 외모로 흐르면서 한국의 성형수술 붐에 대해 말씀들을 하십니다.

"한국에서는 성형수술 안 한 여자가 없다더라"

"한국에서는 애들 졸업선물로 성형수술을 한다더라"

"왜 그 대장금 나왔던 늙은 여자가 영화 시상식에서는 얼굴이 어쩌면  그렇게 팽팽하냐?"

"그 여자는 얼굴 가죽을 잡아당겨서 쫙 폈대.."

점점 재미있어집니다.

그러다가 한 분이 연예인들은 얼굴로 먹고사니까... 라는 취지의 말을 했는데 그 표현이 걸작입니다.

"그 사람들은 얼굴이 가게니까..."

얼굴이 가게! 참 적절하고도 정확한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캐나다에서 한국사람들이 가게를 많이 한다는것이 실감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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