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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생각

여친 아버지는 무서워

민아네 2011. 6. 5. 11:09


수년전에 동네 남자애가 민아를 쫒아다닌 적이 있다. 이렇게 말하면 민아는 싫은데 남자애가 쫒아다닌 것 같지만, 실은 민아도 그다지 싫지는 않은지 아침에 둘이 학교도 같이 가곤 하는 사이였다.

어느날은 내가 휴가를 내고 노는날이었는데, 아침에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나서 열어보니 그녀석이었다. 학교 같이 가자고 온 것이다.

민아가 나올 줄 알고 있다가 갑자기 내가 문을 여니 어지간히 놀랬나보다. 얼굴이 핼쑥해지면서 당황해서 어쩔줄을 모르는 것이었다.

나는 나름대로 친절하게 민아를 불러주었는데, 나중에 민아가 말하기를 그녀석이 너네 아빠 무지 무섭더라고 했다한다.


민아엄마에게는 멀리서도 막 손을 흔들면서 인사를 잘 하는 놈이 아무래도 나는 좀 무서운 생각이 들었나보다.

그러고보니 민아에게 접근하는 녀석들이 민아엄마에게만 잘 하는 것 같다.

초등학교때는 민아엄마가 민아 학교에 볼일이 있어 갔는데 교실에서 떠든 죄로 복도에 쫒겨나 있던 녀석이 민아엄마에게 그토록 살갑게 인사를 해서 웃겼던 적도 있다. 그녀석도 민아를 무척 좋아했는데 민아는 좀 별로였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좋아하는 여자애의 아버지는 어렵고 무서운가보다.

고대 모임에서 고대 가족의 애들도 아주 조그만 애들부터 큰 애들까지 나를 무서워한다. 조용한 캠핑장 같은데서 소리지르며 민폐끼치는 어린애들도 내 눈길만 보면 왠지 조용해진다.

내가 뭐 어쩌지도 않았는데 마치 강아지가 덩치 큰 사람 무서워 하듯이 본능적으로 무서워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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