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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네 소식

한국행 사전답사

민아네 2025. 7. 2. 19:59

20250702

토론토에 살고있는 대학 여자후배가 왔다. 그 후배는 우리가 토론토에 이민을 왔을때, 민아가 Three valley 학교유치원에 다닐 때 민아엄마가 Social worker 로 잠깐 일한적이 있는데, 그 때 우연히 만났던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 여자후배의 남편 역시 고대 후배라, 우리는 고대 교우회 모임에 다니면서 참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었다.

 

그 후배는 지금 토론토에서 악세사리 가게 비즈니스를 하고있는데, 이제 점점 일을 줄이고 나중에는 우리처럼 한국에 와서 살 계획을 갖고있다고 했다. 그러니 이번에 한국에 온 것은 한국에 정착하기위한 사전정찰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나이들어 은퇴를 하고 나면 이민생활을 반추하며 모든것을 정리하고 고국으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그대로 캐나다에서 생애 마지막까지 살것인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민을 가는것 만큼이나 쉽지 않은 것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이라, 그 결심을 하려면 고려해야 할 것들도 많고 여건도 맞아야 한다.

 

캐나다에 수십년을 살면서 고생하며 이루어 놓은 비즈니스, 직장, 친구, 이웃들 이 모든것들을 통째로 뒤흔들어야 하는 중대한 결심이라, 캐나다를 떠나 한국으로 가는 일은 여러가지 여건이 맞아야 가능한 일이겠지만, 나에게 그 여건을 묻는다면 두가지를 들겠다.

 

첫번째는 경제적 상황이다. 경제적 여건이 어려우면 한국으로 돌아가기가 쉽지않다. 한국에서 서울 아니라 지방에라도 살 집 하나 마련하려면 몇 억은 쉽게 들어가게 마련이며 살림살이, 자동차 등 초기에 들어가는 돈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초기비용이 들어간 다음에는 생활비용 (living expenses)는 캐나다보다 한국이 저렴한 것 같다. 물론 검소한 소비습관을 유지해야한다는 전제조건이 있지만 말이다.

 

두번째 여건은 자녀다.

자녀가 독립하여 제 앞가림을 충분히 해나간다면 그 부모의 한국행 결정에 한결 부담이 가벼울테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자녀들만 캐나다에 남기고 부모가 한국으로 떠나기란  쉽지 않을것이다. 또 그와는 별개로 자녀들과 멀리 떨어져 사는것을 못견디는 사람이라면 한국행을 결정하기 어려울것이다.

 

다행히 나의 경우는 큰 부자는 아니지만 한국에서 검소하게 여생을 살아갈 정도의 경제적 여건은 충족이 되고, 거기에 결정적인 요소는 민아가 제 앞가림을 잘 해 나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만약 우리가 돈이 아무리 많았어도 민아가 독립에 어려움이 있었다면 감히 한국행을 결심하지 못했을 것이다.

 

민아가 졸업하고 회사생활을 한 지 벌써 9년이나 되었으니 민아도 이제는 어느정도 눈이 트였을것이라는 생각에 우리 부부의 마음이 조심스럽지만 조금은 긴장이 놓여진 것도 있다.

 

그 여후배의 경우도 처지가 우리와 비슷했다. 큰 부자는 아니지만 한국에 와서 그런대로 살만한 재산을 지녔다는 점은 우리와 비슷했다. 그리고 중요한 자식문제를 살펴보자면 아들이 둘 있는데, 큰아들은 뉴욕에서 구글에 이어 페이스북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며 나름 잘나가고 있으며, 둘째는 들어가기 어렵다는 워털루 대학에서 엔지니어링 학부 졸업반이라, 이 여후배는 둘째가 졸업해서 직장을 잡고 순항을 시작하게 되면 그 시점을 한국에 오는 시점으로 잡고 있다고 했다.

 

이 여후배의 언니가 사업을 하는 부자집이라 서울 부촌에 집이 있고 또 춘천에 별장이 있는데, 주중에 별장에 아무도 없을때는 이 여후배가 이 별장에서 기거한다고 하여 우리보고 이 별장으로 놀러오라고 했다. 별장이라고 해서 요즘 시골에 있는 깨끗한 전원주택 정도로 생각을 했는데, 막상 가보니 산을 포함한 넓은 부지에 으리으리한 대저택이어서 놀랐다.

 

별장 Deck에서 바라본 앞산풍경. 참 아늑하고 아름다웠다.

 

점심때가 되어 춘천 근교에 있는 식당으로 갔는데 길도 넓고 잘 닦여있었고 가는 길에 커다란 북한강이 보이는 다리가 있어 경치가 참 아름다웠다. 식당은 전혀 식당이 있을것 같지 않은 논두렁 밭두렁이 있는 시골이었는데, 식당만 덩그렇게 있어서 이상하게 보였지만 일단 식당으로 들어가니 평일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인데도 주차장에는 고급차들이 빼곡하고 안에는 사람들로 만석이었고, 메뉴판을 보니 시골임에도 음식 가격이 그렇게까지는 아니지만 저렴하지가 않은 것이었다. 후배 말로는 근처에 골프장이 있어서 낮에 골프치고 밥먹으러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가게 방침이 음식을 사람수 대로 주문해야 한다고 해서 그렇게 했으나, 주문한 음식 중 하나가 식당 사정으로 주문이 불가하다고 하여 다른 싸이드 메뉴 (이것도 주 메뉴와 거의 가격이 같았다)를 주문했지만, 엄청나게 뚱뚱한 가게 매니저가 와서 무조건 주메뉴로 사람수대로 주문을 하라고 하여 살짝 빈정이 상했다. 그러나 주문한 음식이 나오고 먹어보니 깔끔하고 맛도 괜찮아서 살짝 상했던 기분은 금방 복구되었다.

 

캐나다에서 한국에서의 생활을 상상하며 전원생활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서 점심을 먹은 후 차를 몰고 그 별장 주변 동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이렇게 으리으리한 전원속의 저택임에도 너무 적막하고 고립된 느낌이 들었고 무엇보다도 그 넓은 마당과 집이 관리하려고 애쓴 흔적이 역력함에도 여기저기 크고 작은 손볼 곳들이 눈에 보이니 그만 캐나다 우리집에서 살며 집수리에 골치를 썩이던 일과 너구리(라쿤) 포함 야생동물들과 싸우던 생각이 나 진절머리가 나는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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