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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끼리 결혼을 본문
2003년 6월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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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토론토에서 동성끼리의 결혼을 허용하는 법이 통과되었습니다. 다운타운 처치 스트릿 근방이 동성애자들이 많이 가는 곳이라고 들은적은 있습니다만 그냥 운전해서 지나치다 유심히 보았는데 다른 거리하고 별 다른점은 느끼지 못하겠더군요.
토론토에서는 매년 여름에 동성애자 페스티발을 합니다. 다운타운의 스트릿 하나를 막아놓고 퍼레이드를 벌입니다. 이 페스티발에는 시장까지 나오는데 시장이 사람들에게 물총을 쏘아대며 장난도 칩니다. 그만큼 "표"가 무섭다는 뜻이겠지요.
달포전에 다운타운에 한국영화 "집으로" 가 개봉해서 보러 갔습니다. 한국 홍보차원에서 상영하는게 아니라, 파라마운트에서 정식으로 수입해서 상영을 하는 것입니다. 영화 보면서 미세스 계, 많이 울었습니다. 나도 눈시울이 뜨거워지는것을 간신히 참았습니다.
이 극장이 다운타운에 있는데, 차를 주차시키고 나니 시간이 한 삼십분 남더군요. 시간이 밤 여덟신가 그랬습니다. 차를 인도를 바라보고 세웠는지라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면서 잠시 차에 앉아 있었는데, 토론토에 게이가 많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실감할수 있었습니다. 거짓말 하나 안보태고 1분에 한 커플씩 지나가더군요.
남자끼리 손을 꼬-옥 잡고, 혹은 거의 안겨서 다니는데 영낙없이 다정한 연인의 포즈 그대로였습니다. 그런데 둘 중 하나는 대부분 여자같이 체격도 아담하고 예쁘게 생겼더군요.
나는 그때까지 동성애자는 TV나 영화, 잡지 같은데서 본적밖에 없었기 때문에 신기하게 보였습니다만 여기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것 같았습니다. 하기사 한국에서는 아직은 동성애자들이 버젓이 드러내놓고 다닐만한 사회 분위기가 아니지요.
이민 초기에 아는 사람이 텔레마켓팅을 했던 얘기를 해주었는데 이 사람이 여성용품을 선전하려고 전화를 했는데 남자가 받더랍니다. 그래서 와이프가 있으면 좀 바꿔달라고 하니 "내가 스파우즈 인데요, 와이프 말입니다." 라고 해서 정말 당황했다고 합니다.
회사에 와서 그 이야기를 하니 부서의 한 아줌마는 자기 이웃이 동성애자 커플인데 그들과 아주 친하게 지낸다는 것이었습니다. 가끔 와서 같이 차도 마시고 이야기도 하고 파티를 하면 서로 초대를 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아줌마가 푸풋풋... 하면서 웃음을 참아가면서 하는 말이 커플중의 하나는 아주 터프하고 무뚝뚝한 남자인 반면 그 파트너는 이야기 하는것도 아주 곰살맞고 여자같다는군요.
처음 그들을 집에 초대했을때 한사람은 그 아줌마 집의 실내장식같은 것을 보면서 계속 피터, 저것좀 봐, 어머머머 요것좀 봐, 하면서 파트너를 찔러가며 얘기를 하고 파트너는 귀찮다는듯이 무뚝뚝하게 어, 봤어, 좋군, 그만좀해, 이러더라는군요. 그 아줌마가 막 호들갑 떠는 흉내를 내면서 말을 하는데 우스워서 혼났습니다.
그런데 며칠전에 이 아줌마가 그들의 이야기를 전해주네요. 그 커플이 드디어 결혼을 한다고 합니다. 즉 동성간 결혼이 인정됨에 따라 결혼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무슨 선물을 해야 좋을까 물어보기에 그냥 보통 사람들 결혼선물하고 똑 같이 예를들면 주방기구 같은거 선물하면 될 것 같다고 그랬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