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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보다 좋은 비빔밥 본문
20081031
2008년 10월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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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금요일날 회사 동료들과 같이 가는 중국 푸드코트가 있습니다. 중국가게가 쭉 있고, 맨 마지막 두군데가 한국사람이 하는 일식, 그리고 그 다음이 한식집인데, 중국가게 그것도 한가운데 한 집만 사람들이 버글버글 하고 나머지는 거의 장사가 잘 안됩니다.
참 이상합니다. 먹어 본 바로는 특별히 음식이 나은것 같지도 않고, 특별히 다른데 보다 청결한것도 아니고, 친절한 것도 아니고, 양은 일단 엄청나게 푸짐하기는 하지만 그게 모든사람들에게 매력이 있을것 같지도 않은데.. 꽤 많이 먹는 저도 전에 여기서 먹은 프라이드 누들을 먹다 먹다 결국 남겼는데 양이 많은것도 정도껏이지 산더미같이 주니 먹기도 전에 질립니다.
오늘은 한국가게로 가서 돌솥비빔밥을 시켜 먹었는데 확실히 한식이 중국밥 보다 덜 기름지고 좋습니다. 특히 비빔밥을 좋아하는데 다채로운 야채가 가득하고 다진고기에 계란후라이 하나 얹어 나오는 비빔밥은 보기에도 좋고 건강에도 그만이지요. 기름이 줄줄 흐르는 중국밥을 먹던 동료들이 와 그거 맛있겠다 이름이 뭐냐 다음엔 그거 먹어야겠다 다들 그럽니다.
비빔밥은 마이클 잭슨이 한국에 왔을때 먹어보고 극찬을 하는 바람에 북미에 많이 알려졌다고 하는데 외국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한식중 불고기 외에 강력한 후보인것 같습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돌솥비빔밤을 외국사람하고 먹어본 경험으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한결같이 입맛에 맞고 아주 맛있다고 했습니다. 만약에 다음에 외국사람하고 식사할 일이 있으면 비빔밥을 강력 추천해야 겠습니다.
만약에 한국에서 외국사람(북미주에서 온 사람)을 대접할 일이 있다면, 구태여 비싼 불고기같은거 대접하지 마시고, 그냥 양푼에 비빔밥이나 한뚝배기 비벼 주십시오.
물론 불고기 대접하면 잘 먹기야 하겠지만 그 사람들 나라에서는 고기는 저렴하니 괜히 무리해서 비싼 고기 대접해 봐야 표시도 안나고, 차라리 야채나 듬뿍 넣어서 비벼주면 요즘 웰빙이니 뭐니 유행도 맞고 맛도 좋으니 아주 좋아할 것입니다. 된장국도 잊지말고 목메이지 않게 한사발 놓아 주시고 청국장도 살짜쿵 섞어주면 더 좋겠지요.
여담이지만 한국에서 외국손님 오면 대개 극진히 대접하는 경향이 있는데, 혹시라도 대접이 섭섭하면 혼자만 욕먹는게 아니라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좋지않게 가질까봐 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습니다만 전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누구에게 섭섭하다 해서 그 사람이 속한 사회나 국가 전체를 매도하는 사람은 이미 정상이 아니기 때문이고, 실제로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됩니다.
외국인하고 친분을 가진다 해서 외국인이라는 생각을 가질 필요도 없고 그저 사람과 사람 가족과 가족 사이의 친분이라 생각하면 되는 것을 구태여 확대해서 생각을 할 필요가 없겠지요.
옛날 한국회사에서 어떤 동료는 미국에 가서 알게 된 미국인 가족이 한국에 놀러오게 되어 아주 무리를 해 가면서 대접을 했는데, 막상 이 양반이 미국에 돌아가더니 고맙다는 감사의 답례라고 보내온 선물이 미국 성조기 무늬가 들어간 볼펜 한자루하고 카드가 전부였다고 어이없어 하던 일이 생각납니다.
회사 동료가 뭘 잘 못 안 것이지요. 한국에서야 백만원어치 대접을 받았으면 그에 비슷하게라도 답례를 하는게 예의겠지만, 워낙에 공짜가 없는 빡빡한 사회에 살아온 외국사람에게는 큰 대접을 한다는 것 자체가 벌써 큰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순수하게 대접하고 대접받고 하는것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친한 사이에서나 통할 일이지, 예를들면 만약 식당에서 잘 모르거나 친하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내 밥값을 내 준다면 아마 한국에서도 많이 곤혹스러울 것입니다.
그러니까 결론은 뭐냐 하면 외국사람 대접할 일이 있으면 비싼거 사줄 생각 하지 마시고 비빔밥이나 한사발 먹여서 보내면 된다는 그런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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