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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 (嘗春) 본문

잡동사니 생각

상춘 (嘗春)

민아네 2012. 4. 7. 04:38


曳杖尋幽逕(예장심유경)
徘徊獨嘗春(배회독상춘)
歸來香滿袖(귀래향만수)
胡蝶遠鬚人(호접원수인)

지팡이 하나 벗삼아 깊숙한 숲길 들어
혼자 노닐어 봄을 즐기네
돌아올 적 꽃향기 옷소매 가득 배니
멀리서부터 나비 한마리 너울너울 따라오네

- 지안선사, '상춘'

옛 고승이 느꼈던 그 봄은
그렇게 그 모습 그대로 내 앞에 섰다.

부드러운 바람은 얼굴을 스치우고
아직 서늘한 듯한 공기는 화사한 햇살에 묻힌다.

곤한 잠에서 깨어 눈을 비비는 듯한 새 잎을
조심스레 쓰다듬어 본다.

봄향기가 옷소매에 가득 스치우니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절로 한가롭다.

 

수양버들인가, 멀리서부터 연록색이 돋아나온다.

 

아직은 앙상한 가지들.

 

그러나 이렇게 새 잎들이 나오고 있다.

 

바람은 아직 쌀쌀했지만 화사한 봄 햇살에 묻힌다.

 

하늘을 보면 봄이 보인다.

 

봄은 물에서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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