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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방문 본문
20241002
수원 화성에서 미디어아트 쇼 행사가 있다하여 한번 가보기로 했다. 수원화성은 지난 6월에도 가 본 적이 있지만 그 단아한 궁궐 성곽에 여러가지 빛으로 화려한 쑈를 한다고 하니 호기심이 생겼다.
성문과 성곽에다 일몰 후 프로젝터로 영상을 비추어 스토리를 보여준다하니 늦은 오후에 출발하여 수원화성에 도착, 겨우 주차를 하고 간단한 요기를 한 후 산책을 했다. 역시 수원화성은 참으로 아름답고 잘 꾸며져 있었다.
지난번 갔을때에는 성내를 걸어다니느라 다리가 아파서 수원화성의 일부만을 보았을 뿐이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수원화성 어차"라는 관람차가 있어서 이것을 이용하면 편하게 화성을 둘러볼 수 있게끔 되어있었다.
이 관람차가 인기가 있는지 온라인 예매를 하는데 몇자리 남지않은것을 예매할 수 있었다. 보기에는 좀 엉성해 보였지만 그래도 정해진 전용도로가 있고 매우 느린속도로 가기때문에 안전하기는 했다. 중간중간 정류장이 있어서 내려서 더 구경하고 싶은 사람은 내려도 좋게 되어있다.
관람차 시간이 많이 남아서 우리는 가까운 주변을 산책했는데, 산책길이 참으로 예쁘고 깨끗하게 잘 정비되어 있어서 아름다운 풍경을 느긋하게 즐기며 산책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관람차는 막상 타보니 좀 실망스러웠다. 너무 덜컹거리는데다가 커브길이 많아 어지러웠고, 안내방송이 내용이 부실한데다가 소리가 작고 분명하지가 않아 주변 거리소음과 섞여 차라리 안내방송을 없애는게 어떤가, 하는 생각도 들었고 조금 신경을 써서 앞에다가 헤드폰 하나씩 걸어놓아 안내방송을 들을 사람은 듣게끔 했으면 좋았을텐데, 여러나라 언어로도 준비를 해서 버튼으로 언어를 선택하게끔 해놓으면 좋았을것을, 하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 앞에는 필시 여고동창쯤 되어보이는 아줌마 셋이 나란히 앉아서 쉴새없이 깔깔거리며 수다를 떨었는데 이 아줌마들은 얼마안가 중간 정류장에 내렸고, 바로 뒤에는 가족인듯한 젊은 부부와 어린아이 둘이 탔는데, 뒤에 앉은 애엄마가 눈에 보이는족족 TV 방송을 하듯이 어린이 프로그램 MC 목소리를 흉내내어 조잘조잘 나레이션을 하는것이어서 우리는 진짜 '돌아버릴' 지경이 되었다. 화성행궁의 성문을 지날때면 "자, 우리 철이(아이이름) 저것좀 보세요. 저 성문이름이 뭘까요? 네, 저 성문 이름은 '팔달문'이라고 해요. 팔.달.문. 알겠죠? 팔달문은 수원화성의 남쪽에 있는 남문이에요. 정말 아름답지요? 저 성곽을 좀 보세요. 저 성곽은 조선시대 정조임금님이 지으신 거에요. 누가 지었다고요? 네, 정.조. 임금님. 다음은 무엇이 나올까요? 왈왈왈왈멍멍멍멍..."
잘해야 이제 초등학교 1,2학년 정도 되어보이는 아이가 팔달문, 화서문, 장안문이 뭔지 관심이 있을리 없고 몰라도 아무 상관도 없을 일이다. 아이의 눈길은 차라리 거리에 산책을 나온 사람이 데리고 있는 강아지에 고정되어 있었다. 남편과 아이는 한마디 대꾸없이 무표정으로 밖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애엄마는 주변은 아랑곳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1초도 쉬지않고 줄기차게 저 나래이션을 멈추지않고 계속하는 것이어서, 바로 뒤통수에서 쏟아지는 저 나래이션을 감내하느라 그리 길지도 않은 시간의 관람차를 내렸을때는 우리가 지쳐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고생스럽던 관람차를 한바퀴 돌고 난 후 우리는 다시 걸어서 미디어 아트 쑈를 하는 곳으로 내려왔다. 그렇게 걸어서 내려오니 관람차를 타고서 그냥 지나쳤던 예쁜 카페라든지, 성곽을 따라 나 있는 산책길, 수원천을 건너는 매향교 남수교 등 예쁜 돌다리, 조그만 누각을 곁들여 만들어놓은 작은 공원, 성곽의 정교하게 쌓아올린 돌벽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이었다. 그러니 걸을수만 있다면 중간에 몇번을 쉬어가더라도 걸어서 구경을 하는 것을 추천하고픈 마음이 들었다.
10월이긴 해도 낮에는 여름의 흔적이 남아서인지 약간 덥기까지 했는데, 해가 지면서 오슬오슬 추워지기 시작했다. 이 행사가 유명한지 시간이 가까워지자 어디서 나타났는지 인파가 몰려들기 시작했다. 옛날에 이탈리아 로마를 구경하면서 로마의 유적에 그토록 감탄을 하고 감동을 했었는데, 수원화성도 실제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니 로마 못지않은 울림이 오는 것이었다.
사진은 수원성의 서쪽 성문인 화서문(華西門)인데 단지 저곳뿐 아니라 장안문, 화홍문에도 미디어 쑈를 계속 보여주고 있어서, 한 곳에 머무르며 구경하는것이 아니라 천천히 성곽을 따라 걸어가면서 구경을 하면 다양한 미디어 쑈를 볼 수 있었다.
성곽을 따라 걷다보면 성곽 앞에 공원을 만나기도 하고, 공원은 또 형형색색 예쁜 빛으로 꾸며져 있어서 참으로 아름다웠다.
이렇게 구경을 잘 하고 집에 돌아오니 루키가 격한 환영 쎄레모니로 우리를 맞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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