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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네 소식

캐나다 여권갱신 그리고 서울시내 나들이

민아네 2024. 12. 24. 22:31

20241023

 

여권을 갱신하러 정동에 있는 캐나다 대사관에 다녀왔다.

우리는 외국인 신분이라 한국에서 장기간 지내려면 반드시 체류비자가 있어야 한다. 다행히 한국에서는 재외동포를 위한 체류비자를 발급해준다. 그런데 이 체류비자(F-4)는 3년 혹은 캐나다 여권 만료일  둘 중에 짧은 기간까지만 발급을 해 준다. 즉 캐나다 여권 만료일이 3년 이상 남아있으면 3년 체류허가를, 캐나다 여권이 3년보다 먼저 만료가 되면 그 날짜까지만 체류허가를 내주는 것이다.

 

우리의 여권은 1년이 넘게 남아있었지만, 3년보다는 짧으므로 3년 '만땅으로' 체류허가를 받으려면 미리 여권을 갱신해야 하기때문에, 이참에 아예 10년짜리 여권으로 갱신을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왼쪽이 구여권, 오른쪽이 새여권이다. 우리는 나중에 새여권으로 받았다. 새여권은 약간의 습기에도 표지가 휘는 문제가 있다.

 

캐나다 여권 갱신비는 '오지게' 비싸다. 10년짜리 캐나다 여권 갱신비는 한국돈으로 인당 25만원 정도라, 우리 두명분으로 50만원을 지불해야 했다. 한국 여권 갱신비는 얼마인가 검색을 해보니 10년짜리가 5만원이니 한국의 공공 써비스는 정말 신속, 편리하고도 저렴한 것이다.

 

캐나다 갱신 신청은 미리 대사관에 예약을 하고 방문을 해야한다. 갱신비는 선불이라 미리 지불한 후 영수증을 첨부하여 사진과 갱신서류를 꼼꼼하게 챙겨가야한다. 만약 서류미비로 접수 거절이라도 된다면 다시 서류를 준비해서 다시 예약을 한 후 방문을 해야한다. 예약은 한두달 앞으로는 늘 꽉 차있어 빈자리를 찾기가 쉽지않다. 아마도 이런 신청을 대행해주는 에이전시들이 미리 예약을 해 놓는지도 모를일이다. 나는 한달 반 전에 예약을 했었다.

 

순서를 기다렸다가 별도의 방에 들어가 간단한 인터뷰 후에 다행히 서류는 별 문제없이 접수가 되었다. 예상보다 너무 일찍 끝나서 이제 뭘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근처 커피숍에 들어가 커피로 추위를 잠시 달랜 후, 바로 길건너에 있는 서울 역사박물관에 가기로 했다.

서울역사박물관, 출처동일

 

역사박물관을 가는 길에 바로 옆을 보니 경희궁이 있었다.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들어가 보았다. 초현대식 건물이 즐비한  서울시내 한복판에 이런 고궁의 공원이 있다는게 놀라웠다. 경희궁을 천천히 걸어서 구경을 한 뒤에, 나는 경희궁 뒤의 주택가까지 가보았는데, 좁은 길로 이어진 다세대주택과 오래된 집들이 늘어서 있는 동네는 휴지 한조각 없이 깨끗했으며, 흡사 유럽 혹은 퀘벡의 깨끗하게 꾸며진 관광지를 보는듯 했다. 이러니 외국 관광객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TTC에 근무할때 같은 부서의 아줌마가 한국에 여행을 다녀온다며 나에게 서울 시내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본 적이 있었다. 나는 경복궁이나 명동 종로같은곳을 알려주면서도 속으로는 그 복잡하고 매연으로 지저분한, 그 인파로 복작대는곳을 뭐하러 가나,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내 생각은 그야말로 쌍팔년도에 머물러있었던 것이고 지금의 한국, 게다가 서울은 정말 세계적으로 매력적인 장소로 발전해 있었던 것이다.

 

경희궁을 나와보니 바로 옆에 오래된 주택들을 개조하여 옛날 만화방이나 극장, 가게들을 재현해 놓은 작은 마을이 있었다. 아마도 시에서 오래된 주택을 매입하여 추억박물관으로 꾸며놓은 듯 했다. 아무 집이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기자기하게 옛날 공부방이나 만화가게, 오락실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광경이 펼쳐지는 것이었다. 그렇게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재미나게 구경을 했다.

 

옛날 만화가게를 재현해 놓은 곳. 앞에 보이는 것은 사람이 아니라 옛날에 집집마다 있었던 못난이 인형이다.

 

옛날 가정집 방을 재현해 놓았다.

 

그렇게 재미나게 구경을 하고 역사박물관에 들어갔다. 박물관은 쾌적하고 넓고 깨끗했으며 화장실, 카페, 쉼터가 완벽하게 꾸며져있었는데 (카페는 물론 돈주고 커피를 사먹어야겠지만) 모든 시설이 전부 무료라는 사실이, 어딜 가든지 억울할 정도로 비싼 입장료의 토론토에 익숙한 나로서는 참으로 기쁘고 놀라웠다.

서울역사박물관에 있는 서울시내 모형.

 

그렇게 공짜구경을 잘 하고 우리는 시청쪽으로 걸어올라와 복어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사실 일주일만 지나면 민아엄마의 생일이라, 미리 땡겨서 생일턱을 내는 셈치고 오랜만에 복어탕을 먹기로 한 것이다.

 

복어탕은 우리가 캐나다에 이민가기 전에, 캐나다에 사는 세린이네 가족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먹었던 메뉴였다. 그때 나는 교보빌딩 건너편에 있는 광화문빌딩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세린이네 가족을 그곳에서 처음 만나서 광화문쪽에 있는 복어집에 갔었던 것이다. 세린이는 민아하고 동갑이었고 그때 엄마품에 안겨있던 민아와 세린이가 이제 결혼을 코앞에 두고 있으니 세월은 참으로 빠르다는것을 새삼 실감했다.

1999년 1월에 1메가픽셀 디카로 찍었던 광화문 회사건물 뒷편거리 사진

 

그렇게 생일 점심을 먹고 서울시청 옆의 서울시립도서관에 갔다. 옛날 건물 내부를 잘 고쳐서 깨끗하고 좋았다. 여기에는 옥상정원이 있어서, 이곳에서 보면 세종로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마침 날씨도 쾌적하고 좋아서 사진도 잘 나왔다. 아래 사진에 코리아나 호텔 너머로 보이는 건물이 광화문 빌딩으로 내가 30여년전에 근무했던 곳이다.

 

옛날 서울시청본관이었던 서울도서관 옥상정원에서 광화문을 바라본 풍경.

 

같은곳에서 본 성공회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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