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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네 소식

애기봉 전망대 방문

민아네 2024. 12. 25. 13:45

20241221

애기봉 전망대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이 있다하여, 지난주에 예약을 하고 다녀왔다.

애기봉 전망대는 우리집에서 북쪽으로 20키로 정도 떨어져있고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북한 마을과 초소가 보이는 군사분계선이 있는 곳이다.

이런 곳에 매우 훌륭한 건물과 시설을 꾸며놓고 민간인들과 관광객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밤이면 휘황찬란한 불빛을 번쩍이며 각종 행사와 볼거리를 즐기고 있으니, 이곳을 지키고 있는 해병대 군인들처럼 망원경을 포함한 고배율 감시장비로 경계를 하고있을 북쪽 군인들이 이곳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가 지면 북쪽은 이쪽과는 정반대로 암흑천지가 된다.

 

애기봉의 건물은 본건물과 조금 떨어진 곳의 전망대 건물로 되어있다. 전망대는 본건물에서 흔들다리를 건너 좌우 지그재그로 이어진 잔도를 조금 걸어올라가면 나온다. 이 흔들다리와 잔도는 예쁜 전등으로 꾸며져있어서, 아이들이나 데이트를 하러 온 젊은 남녀들 그리고 노인들도 다들 좋아할 듯 하다. 이 흔들다리와 잔도가 싫은 사람은 아래쪽에 나 있는 도로를 걸어올라가면 된다.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이라 했는데 정작 크리스마스 트리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아래 사진처럼 흔들다리로 이어진 좌우로 가는 잔도가 멀리서 보면 트리모양이 된다. 점등식을 보려고 모여든 많은 사람들에게 빛나는 응원봉을 하나씩 나누어 주어서, 점등식이 시작되면 사람들이 줄지어 저 잔도로 올라간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트리에 장식이 (ornament) 되어가는 것이다. 누가 생각했는지 참 아이디어가 좋다.

흔들다리와 지그재그로 이어진 잔도. 왼쪽 상단에 있는 건물이 전망대 건물.

 

점등식이 나름 큰 행사인지 김포시장이 나와서 짧은 연설도 하고 (진짜 30초짜리 연설 - 이 추운겨울에 옛날처럼 에또... 마... 섞어서 하는 30분짜리 연설을 하면 사람들이 가만 안있을듯) 애들 합창단이 나와서 합창도 한 후 사람들이 응원봉을 들고 줄지어 전망대로 올라가는 장면은 장관이었다.

 

그러나 정작 내 마음에 울림이 온 장면은 화려한 불빛도 행사를 보러 온 행복한 인파도 아닌 바로 아래의 사진이었다.

왼쪽 아래는 애기봉 본건물, 그리고 저 멀리 북한과 남한의 산이 겹쳐진 황혼의 풍경.

 

저 석양이 드리워진 산을 보니 왠지 처연한 기분이 들어 코끝이 시큰해지고 마음이 뭉클해졌다. 왜 그런지 말로는 도저히 설명을 할 수 없는, 연민과 그리움, 미안함과 원망, 그리고 고마운 마음이 굴레굴레 실타래처럼 얽혀진 그런 감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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