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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글과 사진/캐나다에서

영재학교

민아네 2024. 2. 24. 18:05

2005년 3월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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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캐나다처럼 또 영재학교 특수학교가 발달한 곳도 없을겁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애들이 공부를 잘 하면 잘하는 애들끼리 모아서 클라스를 편성해서 가르친다는 소리입니다. 공부뿐 아니라 예술쪽에 재능이 있으면 또 예술 영재학교가 있습니다.

 

영재학교라고 하니까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애들은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척척 알아버리는 수재들에다가, 초등학교 애들에게 고급 물리 역학 등등을 가르치거나 하얀 까운을 입고 시험관을 체크하는 꼬맹이 애들 생각이 나시는지요?

 

아니면 그림, 무용, 음악 노래 등등 폼나는 유니폼을 입고 예능활동을 하는 꼬맹이들의 진지한 표정이 생각 나시는지요?

 

꿈 깨십시오. 여기 영재학교는 그런 "애들 잡는" 학교가 아니올시다.


한다리 건너 다 아는 한국 교민사회라 누구 애가 영재학교 들어갔다는 소리가 가끔 들립니다. 이민온지 얼마 안되는 엄마들은 아이고 우리애도 보내야 하는데, 얼마나 좋을까, 등등 발을 동동 구릅니다만 그 영재학교가 뭔지 아는 사람들은 그냥 어 잘됐네 애 똑똑하구만. 하고 그만입니다.

 

여기의 영재프로그램 이란 애들이 잘하는 쪽을 좀 더 중점을 두어서 가르쳐 준다의 의미일 뿐 천재 소년소녀들을 모아서 미래의 첨단 과학자나 예술가를 양성하는 특수부대가 아니란 말이지요. 한국 부모들이 종종 오해하는 부분이 이것입니다. 영재 학교에만 들어가면 무슨 특별하고 비밀스러운, 보통애들은 도저히 상상도 못하는 그런 난해한 교육을 받는것 같이 생각한다 이말이지요.

 

더군다나 초등학교의 영재 프로그램은 대학과는 별 상관이 없어 보입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노력과 의지일 뿐.

 

여기 학교는 대개 오후 3시에 끝납니다. 고등학교는 더 빨리 2시 반에 끝납니다. 3시에 끝나고 애들은 집에 옵니다. 집에와서 숙제를 하고나면 정말이지 퍼질러지게 놉니다. 초등학교때야 동네 친구들하고 몰려다니거나 만화영화를 보거나 집에서 부모들 하고 논다거나 하지만, 애들이 좀 더 크면 놀 꺼리도 시원찮고, 그래서 학교나 커뮤니티 센타에서 제공하는 방과 프로그램이 잘 발달되어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 하고자하는 예술 영재학교가 바로 그런 케이스입니다. 즉 교과과정은 똑 같지만 방과후 프로그램에 예술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학교라는 말이지요.

집 근처 예술 특성화 고등학교인 St. Elizabeth Catholic High School.

 

작품전시회.

 

토론토에 애들 미술학원 중에 영재학교 입학을 목표로 애들을 가르치는 한국사람이 운영하는 학원이 있습니다. (많습니다) 선전을 하기를 이 학원에서 작년에 영재학교에 몇명이 입학했고 특별한 트레이닝을 거쳐서 요점을 가르쳐서 영재학교에 합격을 보장해준다 뭐 이런 광고들을 하지요.

 

한마디로 참 무지한 한국 학부모들 울궈먹는 행태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영재학교는 애가 공부만 웬만큼 하면 누구나 다 담임선생의 추천을 받아서 응시할 수 있는 것이고, 다 절차가 공개된 마당에 무슨 비밀스런 요령 같은게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이지요.

 

한국사람 부모들 좀 정신을 차려야 하는게, 학교 게시판에 보면 다 절차가 나와있고 지원서 달라고 해서 나름대로 집어넣어 보내면 되는것을, 너무 절차가 쉬워서 그런지 아니면 너무 공개가 되어있으니 이런 공개된 것 말고 뭔가 은밀한 정보가 있는게 틀림없다고 생각을 하는것인지 꼭 이런 절차를 스스로 하지 못하고 학원같은 곳에 의지를 하는것입니다.

 

학원에서 몇명을 영재학교에 보내? "보낸다"는것 자체가 웃기는 소리인데다가 그런 공개된 정보를 돈을 받고 팔아먹는것도 그렇고 그걸 무슨 굉장한 노하우처럼 선전하는것도 못마땅하지요.

 

캐나다는 전에도 말했듯이 애들이 왕입니다. 애들에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 최우선으로 합니다. 얼마전 교육청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애들 한명당 일년에 8,000불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자폐증이나 기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면 그 아이를 위해서 특수교육 선생 한명을 더 고용합니다. 선생뿐 아니라 장애관련 전문가 차량 등등이 지원됩니다. 만일 집 가까운 곳에 장애아 클라스(프로그램)이 없다면 그런 프로그램이 있는 학교까지 가라고 택시비까지 나옵니다. 택시가 아이를 태우러 매일 아침 집 앞까지 옵니다.

 

위에 말한 예술 영재학교에 민아가 시험을 봤답니다. 담임선생이 시험한번(오디션) 보라고 서류를 꾸며 주었고 와이프는 지원서 갖다가 빈칸 채워넣어서 보냈더니 언제 오디션 받으러 오라고 편지가 오더군요.


오디션날에 가니 애들이 구름처럼 몰려오더군요. 그런데 긴장하는 놈은 하나 안보이고 다들 시시덕 대느라 난리입니다.

 

아침에 집어넣고 1시에 데리러 오라고 해서 데리고 왔지요.

 

그래서 뭐 하라고 시키던? 물었더니 노래 시키고, 무용한번 시키고, 에세이 작문 시키고, 그리고 그림한번 그려보라 하고, 중간에 노는시간 줘서 좀 놀리고, 간식으로 쿠키에 우유 줬다고 합니다. 그냥 시간 내내 재미있게 놀았다고 그러더군요.

 

그래 뭐가 제일 인상적이었냐 하니까 눈이 똥그랗게 되면서 그 쿠키가 애들 얼굴만한게 정말 맛있었다고 합니다.

 

합격은 물 건너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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