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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글과 사진/캐나다에서

우리 아이는 몇등인가요?

민아네 2024. 2. 24. 19:35

2005년 9월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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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이고 서양이고 애들에 대한 교육열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어디나 똑 같습니다.

 

학생수가 많지 않은 이곳 학교들은 한 학년에 두학급, 세학급이 고작 입니다. 때문에 학생수가 정원에 미달할 경우에는 학년이 다른 두 반을 합쳐서 반을 편성하기도 합니다. 즉, 3,4학년을 한반에, 5,6학년을 한반에 이런식이지요.

애들이 학년이 다른 합반에 배정을 받을 경우에는 저학년 학부모가 불평을 하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자기 애들이 더 어렵게 배우게하고 싶은 마음이겠지요.

 

문제는 고학년 아이들의 학부모입니다.
아이가 합반에 배정이 되면 왜 우리 아이가 합반에 배정 받았을까 혹시 공부를 못 따라가기 때문에 저학년하고 합반을 시킨것이 아닐까 합반 배정받은 애들을 보니까 순 공부못하고 항상 야단만 맞는 애들이던데 우리애가 말썽을 피우나 등등 심지어는 합반에는 유색인종 애들이 많던데 하는 위험한 상상까지 하게 됩니다.

 

이번에 민아가 다니는 학교의 6학년도 달랑 두학급 있는데 한반은 6학년 온반, 다른반은 5학년하고 6학년 합반입니다. 이 학교는 반 배정에 대해 학부모들이 너무 신경을 쓰니까 아예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다가 개학 하자마자 반배정을 알려 주었는데 민아는 온반에 배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합반에 배정받은 애들 중에는 공부를 썩 잘하는 애들도 간혹 섞여있는 것을 보면 반 배정은 절대 성적순은 아닌것 같습니다.

추운날 아침에 등교하는 아이들.


엄마들이 학교에 가서 담임선생을 만나면 가장 하고싶은 질문이 자기 애가 공부를 얼마나 잘 하고 있는가, 학교생활에 문제는 없는가 등등일 것입니다.

 

민아엄마도 마찬가지로 학교에 가서 간혹 담임선생을 만나면 민아에 대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대답은 항상 "잘하고 있다, 아주 엑설런트 하다" 는 것이었습니다. 언젠가는 좀더 구체적으로 민아가 수학이 좀 떨어지는데 과외공부를 시켜볼까 한다고 했더니 담임선생이 손사래까지 쳐 가면서 그럴 필요 없다고 하길래 기분이 좋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민아친구의 엄마(한국 아줌마)가 담임선생을 만났습니다. 정작 담임선생을 만났더니 좀 당황이 되었던지 불쑥 질문을 한다는게 이런 말이 나왔다는군요.

 

"우리 애가 반에서 몇등이나 하나요?"

 

한국에서 늘 하던 말. 학부모들의 입에 붙은 말.

 

그런데 그 질문을 받은 담임 선생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한참을 생각하더니 이런 대답을 했다고 합니다.

 

"반애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면, XX는 잘하는 그룹에 듭니다"

 

반 이상은 한다는 소린데, 그 소리를 들으니 우리 민아도 겨우 반에서 중간정도 하는 것을 가지고 엑설런트 하다고 하는건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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