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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원 프린터 본문

옛날 글과 사진/캐나다에서

3차원 프린터

민아네 2024. 2. 24. 20:37

2006년 2월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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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에 열심히 일하는 척(?) 하고 있는데 프로젝트 매니저하고 우리 부장하고 같이 대학생들을 데리고 왔습니다.
소개를 해 주는데 험버 칼리지에서 견학온 대학생 애들이었고 각 부서를 돌면서 간단한 오피스 투어를 하는 모양입니다.

내가 한 프로젝트 중에 그림이 화려한 (그러나 실속은 없는) 3차원 모델링 파일이 많은지라 그걸 좀 보여주라고 데려온것 같았습니다.

 

일단 3차원 모델 파일을 열어서 이것저것 보여주면서 설명을 해 주었지요. 대학생 애들이 업체에 견학 나온게 대견하기도 해서 열심히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귀여운 것들..

 

설명을 하다보니 현재 테스트 단계에 있는것도 지금 아주 잘 되고 있는것 처럼  약간의 뻥도 들어가게 되었는데 부장 얼굴을 힐끗 보니 아주 만족해 하는것 같았습니다.

자고 일어나면 달라져 있는 정보통신 분야에 비해 비교적 보수적인, 다시 말해서 오랫동안 같은 기술로 벌어 먹고살기 좋은, 엔지니어링 분야도 기술은 발전합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이 발달한 캐나다에서는 기계 엔지니어링이 엔지니어링 산업의 발전을 선도하는 것 같습니다.  기계파트를 설계하려면 옛날에는 3면도라고 해서 정면 평면 입면을 그려서 그 치수대로 수작업 모크 업을 만들어 형태나 강도 시험을 했습니다.

 

그것보다 조금 더 발전한것이 3차원 캐드로 컴퓨터에서 형상을 모델링 해서 2차원 도면을 자동 생성한 후에 NC (Numeric control) 밀링머신으로 깎아서 시험모델을 만들었지요.

 

요즘은 한참 부상하는 것이 3차원 프린팅입니다. 과거부터 rapid prototype machine 이라고 불려온 3차원 프린팅 기계는 단순히 프로토타입만을 만들어 내는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원하는 물건을 마치 공상과학 영화의 물체 복제기처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보통 프린터라고 하면 종이 같은 평평하고 얇은 물체에 그림을 찍어내는 것을 연상하시지요? 그런데 3차원 프린팅은 종이에 평면적으로 그림을 프린팅 하는 것이 아니라 3차원 물체를 직접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마치 요술같지요.


세가지 방식을 소개드리지요.

 

첫번째는 밀링머신을 응용한 것으로 잘 깎이는 재료를 집어넣고 컴퓨터 데이타를 전송받아서 깎아내는 것입니다. 꽤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방식으로서 컴퓨터 캐드 데이타를 넘겨주면 기계가 알아서 형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전기 그리드를 이용해서 3차원 형상을 만들어 내는 방식입니다.


커다란 용기에 걸쭉한 용액이 들어있고, 그 용액을 담은 용기의 윗 부분에는 굉장히 미세한, 건데기 걸르는 체 같은 그리드가 덮여있습니다. 밑에서 피스톤으로 용액을 위로 밀어 올립니다. 그러면 걸쭉한 용액이 그리드를 삐져나와 옆으로 흐르겠지요?

 

바로 이 용액이 전기를 통해주면 굳어지는 성질이 있는 특수한 물질입니다. 용액이 그리드를 비집고 통과하는 순간, 컴퓨터에서 그리드의 특정 지점에 전류를 흘려줍니다. 그러면, 전기가 흐른 지점의 용액은 굳어져서 위로 밀려 나오고, 나머지는 액체니까 옆으로 흘러 내리겠지요.

 

그래서 이 3차원 프린팅하는 장면을 보면 마치 물속에서 컴퓨터 화면에 있는 형상과 똑 같은 물체가 솟아오르는 듯한 요술같은 장면이 됩니다.

 

세번째로는 적층식 3차원 프린팅입니다.
주로 플라스틱이 이용되지만 녹는점이 비교적 낮은 금속을 이용해서 금속으로 된 형상도 만들 수 있습니다.

 

재료를 얇은 단위평면에 프린팅을 해가면서 차곡 차곡 쌓아올려서 형상을 만드는 방식으로서 이 프린터는 칼라까지 입힐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료에 따라서 고무와 같은 연질재료도 사용을 할 수 있습니다.

 

산업디자인 형상에서부터 스트레스 계산을 위한 칼라까지 입힐 수 있으니 정말 대단하지요. 게다가 요즘 병원에서 MRI 촬영 하지요? 이 데이타를 이용해서 인체의 뼈를 진짜 똑 같이 모델링 해 낼 수 있습니다. 사람의 뼈같은 부정형의 복잡한 형상을 똑 같이 만들어 낸다는 것은 수작업이나 기존의 웬만한 기술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지요. 복잡한 골절부위나 뼈 손상 관절 등등을 3차원 프린터에서 한치의 오차없이 똑 같이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가격은 아직 비싸지요. 프린터 웹싸이트에 들어가 봤더니 "저렴하다" 는 표현 대신 "가장 비싸지 않은(least expensive)" 이라는 표현을 해 놓았더라구요. 기계값은 제일 싼게 한 4만불 정도? 그리고 좋은게 10만불 정도 하는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기업이나 병원 입장에서 본다면 그다지 비싼 가격도 아니지요.

 

이 기계에 얼굴만 들이대면 자신의 얼굴과 똑 같은 색 똑 같은 형상의 마스크가 한시간 이내에 지-잉 하고 만들어져 나오니 신기하지요?

엔진블럭 모형을 프린트하고있는 3D 프린터.

 

주) 요즘의 3D 프린팅은 적층식을 주로 사용합니다. 가격도 무척 저렴해져서 불과 수십만원이면 구입이 가능합니다. 물론 고품질, 특수재료를 이용하는 3D 프린터는 2024년 현재도 천문학적인 가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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