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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생각

한마디도 안 져요

민아네 2013. 11. 18. 10:03
 


민아가 저녁밥상에서 밥을 남겨서, 한소리 했다.


- 여자애들도 군대를 가야 해. 그래야 음식 귀한줄도 알고 정신을 차리지.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내가 군대 있을 때만 해도 이미 배고픈 군대는 아니었다. 병사건 장교건 간에 조악한 식사일지언정 원하는대로 마음껏 먹을 수는 있었다. 맞다. 군대가야 음식 귀한 줄 안다는 소리는 뻥이다.

 

민아가 말한다.

 

- 학교에 군대 갔다온 오빠들 있는데 정신 못차린 오빠들 많던데? 맨날 술집가서 놀고, 공부 안하고..

 

군대 갔다 온, 유학생 남자애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하긴. 군대 갔다왔다고 다 정신차리면 우리나라가 벌써 우주정복을 하고도 남았겠지. 나부터가 군대 갔다왔어도 정신 못차리고 딸네미에게 군대뻥이나 치고 앉았으니. 참.

 

수년전에 민아가 쇼핑몰에 옷 사러 간다길래 한마디 한 적이 있다.

 

- 야 이놈아, 학생이 쇼핑가서 옷만 사니? 학용품 같은 것도 사야지. 학생에게 학용품은 군인에게 총이나 마찬가지야!

 

민아가 말한다.

 

- 군인이 쇼핑가면 총 안사잖아.

 

민아가 한국말을 능수능란하게 하는것은 참 다행이긴 한데, 한마디도 한 져요. 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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