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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글과 사진/캐나다에서

인종차별인가 텃세인가

민아네 2024. 2. 12. 12:19

20200720

2020년 7월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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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로 구성된 나라에서 인종간 민족간의 갈등이 없다는 것도 또 거짓말일 것입니다.

버지니아 대학 총격사건의 범인이 한국사람이라는 소식을 듣고 굉장히 경악을 했고 만에하나 그 사건이 아시안 특히 한국인을 향한 증오범죄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걱정도 했습니다.

버지니아테크 사건현장, 경찰이 학생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사건발생 며칠이 지난 지금은 그런 걱정이 기우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곳은 대단히 평온하며 회사에서도 그 일이 화제가 되긴 했었지만 전혀 한국이 부각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민아 학교에서는 더우기 말할것도 없이 애들 사이에서는 화제조차 삼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애들 부모들 선생들이 애들 입단속을 시키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우리 동네는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동네입니다. 즉 갑부도 없고 극빈자도 없는 그런 평범한 동네라 민아학교 학생들도 다들 집안 환경이나 부모 교육수준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이것이 하나의 장점이 되기도 합니다. 빈부차가 심한 곳은 아무래도 애들이 험한 환경에 노출될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걱정이 안 될 수가 없겠지요.

99년도에 캐나다의 총독으로 애드린 루이스 라는 중국이민자 출신 아줌마가 임명된 적이 있습니다.총독이란 (governor, 가버너) 영국 여왕이 임명하는 영연방의 상징적인 직책으로 수상을 보좌하는 일종의 명예직 성격의 자리입니다.

99년 캐나다 연방총독으로 임명된 애드린 루이스.


이 아줌마의 남편은 클락슨이라는 백인입니다만, 그것과는 상관없이 이민자 출신, 그것도 아시안이 총독으로 임명된 것은 당시 아주 이례적인 일이라 신문 방송에서 대서특필 하였습니다. 중국 이민자의 딸로서 이민 성공스토리의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겠지요.

맥클레인이라는 캐나다의 유명 시사잡지에서도 역시 커버스토리로 다루었는데, 그 기사 다음 페이지가 웃깁니다. 이민성공 스토리라고 대문짝만하게 기사를 실어놓고, 그 다음페이지부터는 이민자 범죄 등등 이민자로 인한 사회문제를 걱정하는 기사가 줄줄이 이어집니다.

2024년 맥클레인 신년호 표지.



그 아줌마는 재직시절 공관용 예산을 물쓰듯이 써서 구설수에 오르기도하고 업무용 헬기를 휴가 가는데 사용해서 욕을 많이 먹기도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배경도 없는 이민자 1.5세 중국 여자가 그만한 지위에 올랐다는 것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아줌마의 후임으로는 2005년에 아이티 출신 1.5세 흑인 여성인 미셸 진이 임명되었는데 그때만 해도 이민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이 엷어져서인지 아이티 출신 흑인여성이 총독이 되었다는데 별 이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88 서울 올림픽때 단거리 세계신기록을 세운 캐나다 육상선수 벤 존슨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이 사람이 금메달을 땄을때 캐나다에서는 언론에서 자랑스러운 캐나다인이라고 호들갑을 떨었는데 나중에 약물을 복용한것이 들통나 금메달을 뺏기고 집에 돌려보내졌을때 캐나다 언론은 그가 자메이카 출신이란것을 집중 부각습니다.

한국 언론도 예전에 풋볼선수 하인즈워드의 모친이 한국인이라고 얼마나 추켜세우고 호들갑을 떨었던지 모릅니다. 하인즈가 한국에서 자랐다면 성공할 수 있었을까 하면서 혼혈인에 대한 차별을 하지 말자는 운동도 일어났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금방 흐지부지 되었지요?

그러나 그 속내를 다시한번 생각해 보면 만약 하인즈 워드가 순수 한국 혈통이었다면 풋볼선수로 성공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한국사람들이 하인즈를 볼 때 흑인의 외모를 가지고도 그렇게 크게 성공했으니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착각이라는 뜻입니다. 즉 그가 흑인의 외모을 가지고 있는것이 미국에서 살아가는데는 한국인의(동양인) 외모를 가진 것 보다 장점으로 작용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번에 대 사건을 일으킨 살인범은 엄연히 생긴것으로 보나 법적으로나 국적이 틀림없는 한국사람인데도 미국에서 어릴때부터 교육받고 자랐으니 미국인이나 다름없다는 분위기로 몰아가더군요. 살인범이 미국에서 배우고 자랐으니 우리책임이라고 하는 미국사람이 차라리 더 양심적인것 같습니다.

만약에 한국에서 어릴적 부터 오래 산 미국사람이 그렇게 큰 범죄를 저질렀다면, 미국은 책임이 없고 전적으로 한국사회의 책임이라고 할 한국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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