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547)
Return to Home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2023년 4월 15일 토요일. 길상사에 다녀오다. 캐나다에 가기 전에 서울 살면서 왜 길상사를 한번도 가보지 못했던 것일까. 길상사는 "무소유"의 저자로 유명한 법정(法頂)스님이 개원한 성북동에 있는 절이다. 길상사는 옛날에는 대원각(大苑閣)이라는 커다란 고급 요정이었는데, 1997년에 길상사라는 절로 바뀌었다고 했다. 과연 길상사는 곳곳에 요정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그것도 큰 부자가 아니고선 엄두도 못 낼 아주 아주 고급의. 지하철 4호선 한성대역에서 내려 성북동 방향으로가는 2번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 열정거장이나 되어서 오래 걸릴 줄 알았으나, 말 그대로 마을버스인지라 정류장 간격이 짤막짤막했고, 거기에 버스 운전사의 꼬불꼬불 안보이는 좁은 동네길 코너를 과감하게 돌아나가는 신들린 운전 덕택에 금..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지난 3월 16일, 우리는 토론토에서 온 민아엄마 친구와 함께 강화에 있는 전등사에 다녀왔다. 군생활 시절, 휴가 바로 전에는 온 세상이 내가 휴가 나오길 손꼽아 기다리는 듯한 착각에 빠져 온갖 기대를 하지만, 막상 휴가를 나오면 갈 곳도, 할 것도, 만날 친구도 심드렁해지게 마련이다. 해외에 살다가 한국에 오는것도 마찬가지다. 캐나다에서 한국행을 준비하면서 문득문득 미소와 함께 떠올렸던 그 수없이 많았던 크고 작은 생각들, 그 즐겁고 행복한 계획들, 맛난 한국음식, 명소, 친구들과의 만남들은 다 어디로 흩어졌는지 모르게 흐려지고 내 눈앞에는 진부한 일상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빙글빙글 돌아가고 있다. 민아엄마 친구(세린엄마)도 부모님 건강탓에 한국에 오긴 했지만, 모처럼의 한국방문이라 다른 기대도 계획도 ..
우리 이전에 살던 세입자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젊은 친구들이었는데, 큰 개를 서너마리 키우고 있었다. 본인 입으로는 개 트레이너라고 했다. 아파트에서 도저히 트레이닝 비즈니스를 할 수가 없어서,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간다고 했다. 팔뚝에 문신이 있는게 좀 꺼림칙하기도 했지만, 말도 바르게 잘 하고 그렇게 불량스럽게 보이지는 않았다. 그런데 그 판단이 잘못되었다는것은 금방 알 수 있었다. 그들이 어떤 인생을 살든지 내가 참견할수도 없고 참견해서도 안되는 일이지만, 우리가 이사를 하고나서 청소와 소소한 수리에 엄청난 노력과 시간을 소모하고 나서, 그리고 아랫집 아주머니로부터 이전 세입자에 대한 컴플레인을 듣고나서는 나의 판단이 잘못되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어쨌든 그럭저럭 우리집은 하나..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모처럼 상쾌한 날씨를 맞아 김포 장릉에 가보기로 했다. 장릉은 선조의 아들인 원종과 그의 부인인 인헌왕후의 릉이라 했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갔으나 의외로 관리가 잘 되어있고 깨끗하여 대단히 흡족했다. 짧지 않은 산책로와 제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던 제관들이 이용하는 재실(齋室), 그 앞에 작은 연못과, 좀 가다보면 원앙이 헤엄치는 제법 큰 저수지가 있어 마음이 편안하고 한가로왔다. 입장료가 있었는데 어린이와 65세 이상은 무료, 김포주민은 500원, 그 외는 천원이었다. 나는 오백원을 냈지만 민아엄마는 신분증을 안가지고와서 천원을 냈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