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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정수사 방문 본문
20250321
강화도에 있는 정수사에 다녀왔다.
정수사는 강화도 마니산에 있는, 신라때 창건된 절이라 한다. 마니산의 마니(摩尼)는 많이 듣던 말이라 궁금하면서도 자꾸 잊어버리곤 했었는데, 찾아보니 불교에서 말하는 "보석, 진주" 혹은 그것이 상징하는 자비, 지혜라는 뜻이라 한다. 많이 들어봤던 티벳 불교의 "옴 마니 반메훔" 에서 "마니"가 바로 이 뜻이라 한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자동차로 한 40분쯤 가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 날씨도 좋고 평일이라 드라이브하기도 좋았다. 정수사는 고즈녁한 산기슭에 있는 조그만 절이었다. 절을 한바퀴 돌아보는데 잠깐이면 되었다. 절 뒤 언덕배기에 있는 함허대사의 부도탑을 구경했다.
절 앞마당 옆에는 암벽이 있고 조그만 샘이 있었는데 암벽에는 글자가 많이 새겨져 있었다. 나는 무슨 글자인가 궁금하여 가까이 가보았는데 전부 사람들의 이름을 새긴것이었다. 아마도 시주를 하고 절 암벽에 이름을 새긴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성명석각은 2023년 가을 김천 청암사에 갔을 때 봤었다. 그 때 증조할아버님을 비롯한 우리 문씨 문중의 조상님들 함자가 많이 새겨져 있는것을 발견했었다. 지난글 참고: 김천 지례 답사기 - 3
그러니 어디 가서 이름 쓰기 좋아하는것은 아마도 태고로부터 이어져 온 한민족의 본능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따스한 햇빛을 받으며 대웅전 툇마루에 앉아 잠시 쉬며 절 앞마당을 내려다 보았다. 정수사의 대웅전은 특이하게도 툇마루가 있어서, 탐방객들이 저기 앉으면 야트막한 절 안마당이 한눈에 다 보인다. 스쳐가는 바람소리, 나무가지들이 흔들리며 부디치는 소리 말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우리 옆에도 두어명의 일행이 앉아 있었지만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저렇게 앉아있는데 갑자기 소란스러운 발소리와 사람들의 대화소리가 들렸다. 울긋불긋한 옷차림의 아줌마들이 단체 관광을 온 듯 했다. 한 아줌마는 범종을 건드려서 댕~~ 소리를 내기도 했다. 왠지 그 모습이 밉살스럽다기보다는 천진난만한 아이들 같아서 재미있게 느껴졌다.
고요한 절간에 왁자지껄 몰려든것도 모자라 심지어 범종을 건드리다니!! 와, 저 무식함!! 이라고 중얼거렸지만 아줌마들의 얼굴에는 순수함 그 자체만이 있을뿐이었다. 우리는 미소를 지은 채 언제 노발대발 스님이 뛰쳐나오나 조마조마해하며 그저 재미있게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나중에 집에 가기위해 주차장으로 내려와보니 그 아줌마들이 타고 온 미니버스에는 "XX리 부인회" 라는 팻말이 붙어있었다.
집에 돌아온 후 민아엄마는 세탁을 맡겼던 운동화를 찾아왔다. 꼬질꼬질했던 운동화가 마치 새것처럼 깨끗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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