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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글과 사진/캐나다에서

내가 만일 100만불이 있다면

민아네 2024. 2. 22. 10:59

2000년 11월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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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어느날 오후 갑자기 사무실이 술렁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갑자기 일손을 멈추고 삼삼오오 모여서 수근대는 것이었다.

 

나도 무슨일인가 궁금해서 물어보니 우리회사에 어떤 사람이 자그만치 백만불짜리 복권에 당첨이 되었다는 것이다. 자그마치 백만불!! 그소리를 듣는 사람 모두가 입이 쩍 벌어지면서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믿을수 없다는 표정이 되는 것이었다.

캐나다의 대표복권 6-49 (Six-Fourtynine).

 

여기는 한국과는 달리 복권당첨금에는 세금이 없다. G7중에서도 세율이 가장 높은 캐나다이지만 신기하게도
복권 당첨에는 세금 한푼 물리지를 않는다. 이론을 따져보면 복권을 사는 순간 복권값에 포함되어 있는 세금을 이미 납부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뜻인데 덕분에 여기의 복권 가게들은 항상 문전성시를 이룬다.

 

캐나다에서는 보통사람이 목돈을 만져볼수 있는 방법은 평소 모르고 지내던 벼락부자인 먼 친척으로부터 유산을
받는것과 복권 당첨 두가지라는 말이 있듯이 복권은 캐나다 사람들의 거의 유일한 목돈 마련의 꿈이다.

 

부서에 좀 괄괄한 성격의 아저씨 하나가 직접 그사람에게 가서 수표좀 보자고 해서 직접 보고왔다. 이탈리아 출신의 억세게 운좋은, 그러나 키가 작달막하고 두터운 안경을 쓴 중년의 그 남자는 애처롭게도 수표를 꺼내보이는 손이 달달 떨리고 있었다고 한다.. 

 

어쨋든 Giffels는 엔지니어링 업계에서 고액의 복권당첨자가 나온 회사로 세계적으로 유명해 지겠다고 서로들 농담을 주고 받으며 낄낄 거렸다.

 

(주: 그는 은퇴하기에는 애매한 액수라면서 한동안 계속 출근을 했지만, 이듬해 회사를 그만두고 좋아하는 목공일을 하면서 지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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