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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의 졸업여행 본문

옛날 글과 사진/캐나다에서

민아의 졸업여행

민아네 2025. 7. 15. 16:05

20080503

다음주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2박 3일간 민아가 오타와로 졸업여행을 갑니다. (5월 5일 - 7일) 졸업여행을 다녀 온 후에는 여름에 방학하기 전 졸업파티를 한다고 합니다. 졸업파티 한다고 벌써 쇼핑몰에 드레스가 동이날 지경입니다. 물론 비싼 고급 드레스가 아닌, 애들 입는 싸구려 드레스를 말합니다. 민아도 하나 장만을 했지요.

민아는 이번 여름에 한국으로 치면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가지만, 여기는 중 3학년부터 하이스쿨이라 합니다. 민아도 지금 다니는 브라운릿지를 졸업하고 동네에 있는 반(vaughan) 고등학교로 갑니다.

 

벌써 몇달전 부터 마음이 들떠서 기대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졸업여행을 가면 얼마나 신이날까 생각을 해 봅니다. 마치 나의 어린시절 고등학교때 경주로 갔던 수학여행 같겠지요.

 

민아 졸업여행중 같은학교아이들

 

애들 단체여행의 재미는 감독하는 선생들의 눈을 피해 순진한 일탈행위를 할 때 절정에 이를 것입니다. 여기에서 구태여 순진한 일탈행위라 표현한 이유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을 안해도 다 아시겠지만, 나중에 생각하면 창피한 닭살이 돋을 정도의 유치한 행동임에도, 당시에는 반대로 긴장과 짜릿함에 닭살이 돋는 그런 행동들을 말합니다.

 

취침시간 이후에 창문을 넘어가 술을 사와서 먹는다든지, 담배를 피워 본다든지, 당시에 야전이라 부르던 휴대용 전축으로 귀가 찢어질듯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손전등으로 나이트 클럽 분위기를 내며 미친듯이 몸을 흔들어 본다든지 하는 철저하게 금지된, 그러나 애들이 늘상 해보고 싶어하는 것들을 잠시나마 해볼 수 있어 좋았지요.

 

또 미리 잠든 친구들 얼굴을 도화지 삼아 매직펜으로 멋진 그림을 그려놓기도 하고 치약으로 못된 장난을 치기도 했습니다.

 

간덩이 부은 놈들은 선생들이 자는 방까지 침입해서 선생들 뒤통수에 치약을 칠해놓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가 여관 마당에서 실컷 몽둥이 찜질을 당하기도 했었지요.

 

민아의 전언을 들어보면 여기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음주나 담배 같은것은 아직 극소수의 말썽꾼에 국한된 얘기지만, 밤중에 애들이 혹시라도 밖에나가 사고라도 치지 않을까 선생들이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합니다.

드디어 엊그제 애들에게 졸업여행 생활수칙을 발표했다는군요.

오타와에 가면 대학 기숙사를 빌려서 애들을 재우게 되는데, 각 방에 룸메이트들을 전혀 친하지 않은 애들끼리 조를 짜 놓았답니다. 한방에 넷을 집어넣는데, 그나마 민아는 그 중 한명이 친하게 지내는 친구입니다.

 

또 취침시간이 되면 각 방에 애들이 있는지 점호를 취한 다음에, 문을 닫고 문에다 테이프를 붙여 놓는다고 합니다. 일종의 봉인입니다.

 

아침에 선생이 점검해서 테이프가 떨어져 있으면? 당장 그 방 전원을 귀때기 잡아 끌어다 토론토로 가는 뻐스에 태워 보낸다고 합니다. 차비는 나중에 부모에게 청구하구요. ㅎㅎ

 

무슨 강아지 가둬놓는것 같아 너무 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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