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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추석에는 놀자. 본문
20110408
2011년 4월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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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아 학교에는 한국 유학생들이 적지않게 있습니다. 옛날부터 이 학교는 이민 온 학생이든, 아니면 유학생이든간에 한국사람에게 인기가 있어왔습니다.
그 이유를 듣는다면 아마 누구나 실소를 금치 못할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같지 않은 이유란 유태인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라는 것입니다.
분명 이 동네에는 유태인 회당인 시네각도 있고 주말이면 검정 옷에 빵떡모자 (키파, Kippah)를 쓰고 비가오나 눈이오나 줄줄이 회당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유태인들이 많이 사는 것은 맞습니다.
한국애들에게 이 학교가 인기가 있는 이유는 짐작컨데, 한국에서 탈무드니 뭐니 해서 여러가지 책이나 방송 그리고 교회에서까지 유태인의 교육에 대해서 좋은 점만 떠들어왔고 지금도 비슷한 형편이다보니, 안그래도 호들갑하면 둘째가면 서러운 우리 한국의 학부모들이 이 학교에 솔깃한 것이 무리는 아니겠지요. 게다가 한국 유학생들을 보냈을 한국의 유학원에서 이 학교를 어찌 포장해서 소개했을지는 안봐도 비디오입니다.
결론은, 진짜 좋은학교에 보내려면 연간 학비가 한국돈 이천만원을 훌쩍 넘는 사립학교로 가는게 정답이고, 민아가 다니는 주 정부에서 운영하는 학교는 모두 거기서 거기라는게 맞을 것입니다.
또 하나 엄연한 사실은, 유태인들은 한국사람이 애들 교육에 자기네들 교육방식을 따라하든 말든 눈꼽만치의 관심도 없으며, 그들의 애들 교육방식은 그들이 오랜 세월을 지내면서 만들어지고 있는 그들만의 방식이지 그게 한국사람의 방식은 전혀 아니올시다라는 것입니다.
한국은 한국 나름대로의 훌륭한 교육 전통이 있는데 그걸 발전시켜야지 왜 유태인들을 끌어들입니까? 탈무드 읽힐 시간에 명심보감을 읽히는게 백번 천번 맞는 일입니다.
유태인들이 많은 동네다 보니 학교에도 유태인 애들이 많은데, 민아 학교에서도 유태교 명절이면 많은 유태인 애들이 학교에 안나오기 때문에, 나머지 애들은 자습이나 비디오 시청이나 하면서 한가로운 일상을 보내다 돌아옵니다. 학급의 대부분이 결석이니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아니, 유태교 명절만 명절이냐? 왜 다른 애들까지 수업에 지장을 주는건데?"
이쯤에서 이런 불편한 질문을 떠올리는 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 학교에서 나도 쉽게 떠올리는 그런 질문에 대비가 없을 리가 없지요.
학부모 초청 오픈하우스(학교 공개행사)에서 나누어 준 유인물에 보면, 학무보들은 누구나 자신의 출신 나라의 전통에 따른 명절을 학교에 신청하여 아이들을 놀게 할 수 있습니다. 즉 한국사람도 마음만 먹으면 설날, 추석 등등을 신청해서 아이들을 "합법적으로" 집에서 놀게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한국 학부모가 어디 그럽니까? 학교 출석은 지상과제요 학원에 과외공부는 옵션인데, 한국 학생들에 비하면 헐렁하기가 짝이없어 애들이 바보되는게 아닐까 걱정되는 이 캐나다 학교 학사일정에, 게다가 설날, 추석을 학교에다 신청해서 애들을 놀려? 그 시간에 다른애들은 학교에서 공부하는데?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입지요.
다시한번 위의 불편한 질문을 해 봅니다.
"아니, 유태교 명절만 명절이냐? 왜 다른 애들까지 수업에 지장을 주는건데?"
자, 질문 자체에 답이 딱 나오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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