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to Home
휴일의 추억 한조각 본문
2009년 4월에 썼던 글입니다.
------------------------------------------------------------------------------------
한국에서 살 때, 딸네미가 아직 네살때 일입니다.
딸네미 동네 친구중에 성수라는 남자아이가 있었습니다. 딸네미보다 한살 많은 놈이었는데 우리 딸네미를 아주 끔찍하게 위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넓적한 얼굴에 조그만 눈, 밋밋한 코와 입이 오종종하게 몰려있는, 구한말 흑백 사진 화보 속의 전형적인 토종 한국아이입니다. 좋은말로 남자답게 생긴 장군감이었습니다.
성수 아버지는 택시 운전을 한다고 했는데 부부가 바빠서 그랬는지 아니면 성수가 그렇게 활달한 성격이라서 그랬는지 성수는 늘 밖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한번은 회사 노는날이라 와이프가 출근하고 내가 딸네미와 단둘이 있게 되었습니다. 비까지 주룩주룩 내려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 있는데, 벨이 울려서 나가보니 성수가 큰 우산을 받쳐들고 있었습니다. 비는 오고, 집안에 있자니 심심하고 하니 마실을 온 것이겠지요.
정말 아이들이란!!
딸네미와 둘이 어떻게나 잘 노는지 내가 신기할 정도였습니다. 레고나 블럭, 잡동사니 장난감 등등을 아주 시기적절하게 사용을 해 가며 노는데, 특히 성수는 완전히 노는데 몰입해서 놀이에 관한 한 어떤 경지를 터득한 것 같았습니다.
나도 모처럼 쉬는날인데 둘이 그렇게 잘 노니 편하고 좋았지요. 와이프가 준비해 놓고 간 삶은 고구마를 꺼내주니 꾸역꾸역 먹으면서 잘도 놉니다.
그런데 그렇게 쉬지않고 움직이던 성수가 갑자기 한순간 심각한 표정으로 사진을 찍은것처럼 정지하더군요.
나는 그저 저것도 놀이의 일종이구나 했지요.
그런데 갑자기 성수가 나를 빤히 보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저씨 나 똥쌌어요!"
똥쌌어요 .. 똥쌌어요 .. 똥쌌어요 .. 갑자기 하늘이 노래지고 머리가 어찔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안돼.. 이건 아니잖아.. 외쳐봐도 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나 어떡합니까. 열심히 궁리를 했지요.
일단 팬티를 벗긴 다음 씻긴 후에 노팬티로 바지만 입히고, 더러워진 팬티는 비닐봉지에 들려서 돌려 보낸다는 생각을 했습지요. 그게 제일 무난한 방법 같았습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이란 말은 이런데 쓰는가 봅니다.
반바지를 조심해서 들춰보니 뭔가가 허전합니다. 아이고 맙소사!! 이놈이 원래 노팬티였던 것입니다. 여자친구 집에 놀러 오면서 노팬티라?? 하! 요런...
입고있는 반바지 안에는 보기에도 뜨끈한 놈이 탐스럽게 한덩어리 또아리를 틀고있고... 그나마 밤 고구마라 다행이었습니다. 물고구마였다면 그야말로 대형사고를 수습해야 했을 것입니다.
일단 번쩍 들어서 화장실로 데려가 바지를 폭탄제거 하듯이, 검지와 집게로 조심조심 벗겨서 변기에 그 따끈한 놈을 굴려 넣었습니다. 풍덩! 하고 물이 튈정도로 덩어리가 크더군요.
샤워기를 틀어서 성수 엉덩이를 씻기고 내보낸 다음 그놈 반바지에다가 샤워기로 물을 뿜어서 큰 건더기를 제거한 후, 빨래를 했습니다.
그런데 아까도 말했지만 성수가 노팬티이고 또 우리 딸네미는 여자애니 대신 입혀 보낼 옷이 없었습니다. 할수없이 똥묻은 바지를 세탁한 후에 전자렌지에다 넣고 돌려서 건조를 시켰습니다. 그 시간이 얼마나 오래 느껴지던지...
겨우겨우 건조를 시키고 보니 성수는 당당하게 아랫도리를 다 내놓은 채로 딸네미하고 장난감을 가지고 아직도 씩씩하게 놀고있었습니다.
그럭저럭 늦은 오후가 되어 노는데 지칠때 즈음 해서 집앞까지 우산을 씌워서 데려다 주었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성수 엄마는 웃으면서 데려다 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할 뿐이었습니다.
얼마후 퇴근한 와이프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세상에 딸네미 남자친구 똥싼 바지 빨아준 사람은 나밖에 없을것이라며 웃느라고 정신이 없습니다. 여자친구 앞에서 꼬추 내놓고 잘 놀던 성수도 이제 시커먼 청년이 되었을 것입니다.
딸네미 남자친구 똥묻은 바지 빨아준 특별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아마 내가 유일하지 않을까요?
'옛날 글과 사진 > 한국에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특종 티비 세상에 저런일이 - 신비의 샘물편 (0) | 2024.02.19 |
---|---|
정겨운 추억하나 (0) | 2024.02.18 |
군대시절 경험한 한국의 아름다운 곳 (0) | 2024.02.18 |
두드려도 울리지 않는 북 (0) | 2024.02.18 |
기적에 관하여 (0) | 2024.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