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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글과 사진/캐나다에서

3D CAD 가 효과를 보지 못했던 이유

민아네 2024. 2. 24. 15:35

2004년 9월에 썼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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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3D 설계는 별 효과를 보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단언코 매니지먼트에 있다고 하겠습니다. Engineering process라는 것은 기술 실무자 레벨에서 정할 수 있는것이 아니라 Management 레벨에서 결정되어질 중대한 사안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3D Engineering process는 기존의 2차원 process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management level에서 제대로 인식을 못한다는데 있습니다. Process라는 것은 경영과 직결이 되는 문제입니다. Process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다면 마치 사람에게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것과 같아서 회사의 이익에 직결되는 임팩트가 있게 됩니다.

 

회사라는 조직은 여러개의 하부 조직이 모여서 이루어집니다. 여러개의 하부 조직은 또 그것의 하부 조직, 즉 "hierarchy" 구조로 되어 있고, 각 조직은 마치 퍼즐처럼 이빨이 꽉 맞추어져 있어 한 조직의 Process가 변경되면 다른 조직의 process도 그에 따라 필연적으로 변해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각 조직은 각자 나름대로의 이해를 가지고 운영을 해 나가고 있으며, 때문에 만일 그런 process변경에 따른 부정적인 임팩트가 발생한다면 그런 변화를 달가와 할 조직은 없을 것입니다.

 

톱니바퀴처럼 꽉 짜여진 엔지니어링 프로세스에서, 다른 조직의 임팩트가 없이 하나의 프로세스를 변경시킨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즉 어느 한 조직이 새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함으로 해서 이익을 본다면, 필연적으로 다른 어느 조직은 부정적인 임팩트가 있게 마련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structural process 와 piping(mechanical process)입니다. 3D 설계 프로세스를 도입해서 piping이 이익을 본다면, structure는 부가적인 일이 늘어나게 됩니다. 물론, structure에서도 얻는 이익은 있지만, 전체적인 man-hour 물량으로 보았을때, 일반적으로 man-hour 는 늘어나게 됩니다. (shop drawing 제외) man-hour의 증가라는 것은 비용의 증가를 의미하며, 비용의 증가는 효율성의 하락을 의미합니다.

 

똑 같은 product를 만들어 내는데, 새로운 process를 적용함으로 해서 어떤 조직은 전보다 적은 비용을 들이고, 어떤 조직은 더 많은 비용을 들여야 한다면, 잡음이 안 생길수가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과거 회사에서 3D 프로세스를 도입할때, 부서장 회의에서는 늘 고성이 오갔으며, 설계 담당자 사이에서도 늘 좋지못한 잡음이 들리곤 했습니다. 문제는, 이런 잡음을 누가 풀어줄 수 있느냐? 인데, 그것은 바로 회사의 최고 책임자라는 뻔한 답은 누구나 알 수 있지만, 또 하나의 문제는, 회사의 최고 경영자 (혹은 경영자 계층)은 "영업력"은 있을 지언정 실무로 들어가는 기술 프로세스에는 거의 지식이 없고,게다가 별 관심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한국에서 공대 나와서 기술계통에서 잔뼈가 굵어 최고 경영자가 된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됩니까? 이를테면 전라도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굵직 굵직한 자리를 전라도 사람들이 꿰 차고 앉았다고 "말이 통하는" 전라도 출신이 사장으로 임명이 되는 식이니 말입니다.

 

여기에 딜레마가 있습니다. 

 

전혀 기술쪽에 경험이 없거나 오래전에 "실무에서 손을 뗀" 경영자들 입장에서는, 영업하기도 머리가 터질것 같이 많은 어려운 문제가 있는데, 기술 프로세스까지 신경을 쓸 겨를이 없습니다.

 

따라서, 각 기술 본부에서 만들어 올린 보고서나 보고 프리젠테이션에서 선택되는 "기획안"은, 언제나 글씨 크고, 깔끔하고, "100프로", "완벽" 이런 단어들이 나열된 화려한 것들입니다.

 

그러나 어디 그게 그렇습니까? "100프로"라는 말은 공상과학이나 마찬가지로 허황된 숫자입니다.

 

우스개 소리로, "임원용" 이란 말은, 글자가 적고, 글씨가 크고, 그림이 화려한, 그런 것을 지칭하는 말로 통했으며, 하다못해 게임 같은 것도, 그림이 큼직큼직하고, 쉬운것들은 "임원용 게임"이란 말을 쓸 정도였으니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경영자들도 눈치를 채기 시작했는지, "100프로 완벽" 이라는 단어에 짜증을 내기 시작했는데, 눈치빠른 친구들은 또 보고서에 "95% 이상 개선"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 시작합니다.

 

본부장급 이상 "경영층"도 나름대로 이런 문제를 인식을 했는지, 매년 열리는 각종 세계적인 엔지니어링 컨퍼런스에 비행기타고 열심히 다닙니다. 그런데, 이것은 또 하나의 문제를 만들어 내는데, 그것은 컨퍼런스에 나온 소프트웨어 회사들의 "데모용"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회사로 갖고와서는, 실무자에게 똑 같은것을 만들어 내라는 "생떼"를 쓰는 것입니다.

 

그 앞에서 누가 감히 "전무님, 그것은 '선전'에 불과합니다" 라고 말을 하겠습니까?

 

내가 했던 3D modeling 프로젝트 중 하나. 결정권자들의 문제점은 실상을 너무 모른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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