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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1월에 썼던 글입니다. ----------------------------------------------------------------------------------------- 지난주 어느날 오후 갑자기 사무실이 술렁대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갑자기 일손을 멈추고 삼삼오오 모여서 수근대는 것이었다. 나도 무슨일인가 궁금해서 물어보니 우리회사에 어떤 사람이 자그만치 백만불짜리 복권에 당첨이 되었다는 것이다. 자그마치 백만불!! 그소리를 듣는 사람 모두가 입이 쩍 벌어지면서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믿을수 없다는 표정이 되는 것이었다. 여기는 한국과는 달리 복권당첨금에는 세금이 없다. G7중에서도 세율이 가장 높은 캐나다이지만 신기하게도 복권 당첨에는 세금 한푼 물리지를 않는다. 이론을 따져보..

2000년 11월에 썼던 글입니다. ----------------------------------------------------------------------------------- 우리 부서에 사람들 대학 입학 년도를 정리해 놓은 바인더가 있어 들여다보니 나보다 어린 사람은 단 한명이고 내 나이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 75학번, 전 세계적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나이는 비슷하다고 가정했을때 굉장한 고령의 회사이다. 얼마전 은퇴한 할아버지가 63년에 입사한 사람이고 그 전에 은퇴한 사람은 40년이 넘게 근무했다고 한다. 즉 고등학교 나오자 마자 입사해서 여기서 은퇴한 것이다. 40년 넘게 근무하고 은퇴한 그 할아버지는 은퇴후 2년후에 작고했는데 그 얘기를 듣고 사람들이 하는 얘기가 좋은 시절 오자마자 타계..

2001년 3월에 썼던 글입니다. -------------------------------------------------------------------------- 간만에 한국 비디오나 빌려볼까 해서 한국 식품점에 가 비디오를 빌려왔는데 "그것이 알고싶다"였다. 다른 비디오는 소제목이 다 있는데 이 ''그것이 알고싶다''는 소제목이 없어 "도데체 무엇이 알고싶은지" 비디오를 틀어보기 전에는 전혀 그 내용을 알수가 없게끔 되어있다. 이것도 하나의 상술인지도 모른다. 집에와서 틀어보니 달포전쯤에 여기까지 떠들썩하게 했던 이민특집이었다. 눈에익은 토론토 거리가 나오고 한국사람들 몇몇을 만나 인터뷰 한것도 나온다. 애들 사교육비가 엄청나 이민간다는 푸념, 공항에서 가족끼리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 애들..

2001년 9월에 썼던 글입니다. -------------------------------------------------------------------------------------- 결혼전, 대학을 졸업하고 어떤 여자를 소개받아서 데이트를 하던 생각이 납니다. 쌍문동이던가? 근처에 덕성여대가 있었지요. 그 앞에서 만나서 카페에 가 저녁을 같이 먹고 나오는 길이었습니다. 그때가 아마 초가을 쯤으로 생각이 됩니다. 어둑어둑한 거리를 그 아가씨와 같이 가는데 길옆 버스 정류장에 있는 벤치위에 너다섯살쯤 되어 보이는 애들 셋이 처량하게 울고있는 것이었습니다. 눈여겨 보면서 그냥 지나쳤다가 안되겠다 싶어 다시 가던 길을 되짚어 왔습니다. 왜 울고 있는지 물어보니, 길을 잃었다는것 같긴 한데, 애들이 너무 ..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2002년 7월에 썼던 글입니다. -------------------------------------------------------------------- CBC방송에서 한국 가족에 관한 다큐를 방송했다. 아버지는 68년에 이민을 온(유학생으로 온 듯함) 전통적인 한국식 가장이고 역시 걱정많고 사랑많은 전형적인 한국 엄마 스타일의 아내 사이에 딸이 셋이다. 큰딸은 25살, 칼리지를 졸업하고 치기공사로 일을 하고있고 둘째는 의사를 지망하는 의대생, 세째는 금년에 대학을 들어가는 고등학생이다. 대부분의 한국 가정이 그렇듯이 이 가족의 주 수입원도 코너스토어이다. 즉 한국식의 버라이어티 라고 하는 잡화점을 경영하고 있는것이다. 조그만 집을 소유하고 있고 가끔씩 한국사람 친구들과 골프를 치거나 회식 혹은 가라..

2002년 6월에 썼던 글입니다. (어머니 아버지가 우리집에 오셨을 때입니다.) ----------------------------------------------------------------------------------------- 월드컵의 열기는 여기에서도 굉장히 뜨겁습니다. 단지 한국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한국을 응원하는데 반해 여러 민족이 함께 사는 이곳은 출신 나라별로 각자의 팀을 응원하는것이 다르겠지요. 얼마 전에 있었던 미국과의 게임은 새벽 2시 반에 시작하는 바람에 거의 밤을 새고 회사에 갔었습니다. 지난 14일 한국 폴투갈 게임이 있던날은 정말 굉장했습니다. 한국시간 오후 8시 반이었으니 여기 시간으로는 같은날 오전 7시 반이 경기 시작시간 이었지요. 어쨋든 나는 회사에 출근을 했는..

1997년 7월에 썼던 글입니다. ------------------------------------------------------------- 우리집 앞에는 소위 가스집 이라는게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익히 잘 아시겠지만 사시미칼 품고 다니는 일본 야쿠자 폭주족들이 보고 기가 죽어 코가 석자나 빠져 돌아갔다는, 그 무시무시한 가스통달고 다니는 폭주족들이 상주하는 곳입니다. 우리나라에 수입된 온갖 서양과 일본의 못된 날날이 문화는 정말 착실하게 학습하여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도배를 해 놓고는, 그것도 모자라 가스통 창고 앞에서 담배 피우기, 가스통 비운다고 골목에서 가스밸브 틀어놓기, 그옆에서 앞이빨 사이로 침 찍찍 뱉어대며 쮸쮸바 빨기, 골목길에 서너살바기 애들사이로 가스통달고 아슬아슬하게 오토바이 달..

1997년 12월에 썼던 글입니다. --------------------------------------------------------------------------------- 제 집사람은 고등학교 선생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요즘 고등학교에는 교육부 지원으로 외국인 교사, 이를테면 "원어민"을 한두명씩 교사(강사)로 채용,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들 원어민 교사는 주로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일정한 자격을 가진 사람들이 지원을 하여 한국으로 오게 되는데 이들중에는 해당 나라의 한국교민의 2세도 꽤 된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외국에서 살다가 말로만 듣던 부모의 나라로 와서 어린 학생들을 위해 나름대로 유창한 영어를 가르친다는것이 기특하게도 느껴집니다. 더우기 이들은 상대적으로 잘 정비되고 다듬어진..

2017년 10월에 썼던 글입니다. ------------------------------------------------------------------------------------- 2년전 회사에서 레이오프 당하고 황당한 마음으로 지내던 시절. 경력과 실력이 이정도 있으니 재취업은 금방 되리라 생각하고 기다리던 나날들. 일주일이 지나고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도 취업은 커녕 잡포스팅조차도 눈씻고 찾아볼 수도 없었던 암담했던 시간들. 평탄한 회사생활 십년이 지나고 귀동냥으로만 들었던 '스카웃'도 경험했으니 자만심은 높아만 갔고 남부럽지않은 연봉과 여유있는 근무가 슬슬 지루해지기 시작하던 무렵, 교만이란 놈이 슬슬 자라고 있었으니... 동료와 밥벌이의 지겨움을 논하며 평생 닭장같은 회사 사무실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