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옛날 글과 사진/캐나다에서 (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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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4월에 썼던 글입니다. ------------------------------------------------------------------------------- 몇년전 오랜만에 한국에 갔을 때 있었던 일입니다. 지금껏 혼자만 품고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몇 년 사이에 서울 거리는 완전히 상전벽해라, 안그래도 길치인 나는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압구정동의 무슨 카페에서 친구와 약속을 잡았지요. 그 곳도 친구가 지하철역에서 나오면 바로 코 앞에 있다 했는데 나는 그것도 못 찾아 빙글빙글 돈 후에야 찾았습니다. 카페는 참 럭셔리했지만 그곳에서 제일 저렴한 커피값도 나에게는 호되게 비쌌습니다. 그런데 30분이 늦도록 친구가 나타나지를 않았습니다. 휴대폰도 없이 다녔던 나는 참 ..
2016년 11월에 썼던 글입니다. ----------------------------------------------------------------------- 유튜브를 보다가 한국의 해방 전 영화부터 시작하여 전후, 6,70년대를 관통하는 각종 쑈프로, 드라마, 국민영화등등이 잘 정리되어 업로드 되어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 전에는 옛날 영화만 있었는데, 이제는 다양하게 여러 분야의 영상자료들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 67년도 제작의 "벼락부자"라는 영화에는 구봉서 서영춘이 주연으로 나온다. 구봉서가 호텔 도어맨으로 나오는데 천만원짜리 복권에 당첨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렸다. 천만원을 타면 "천만장자"가 된다는 표현으로 보아 당시 천만원은 엄청난 금액이었던것 같다. 으리으리한 양옥집이 2백만원으로..
2015년 11월에 썼던 글입니다. -------------------------------------------------------------- Ep.1 한국 회사에서 회식이라도 할라치면 꼭 잊지않고 한마디 하는것은 나이든 임부장이고, 꼭 그 와중에 저쪽에서 눈치없이 옆사람과 계속 웃고 떠드는 사람들은 '분위기 파악 못하는' 차대리 김주임 안사원이었다. 그리고 부장 옆에는 딸랑이들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어서, 꼭 한마디 거들게 되어있었다. - 어허!! 거기 지방방송 좀 꺼라! 술도 일사불란하게 마셔야 한다. 부장이 맥주 그라스에 소주를 찰찰넘게 부어주면, 옆에 앉은 순서, 즉 고도리 방향 혹은 포카방향으로 잔을 넘기며 노털카로 마시고는 다 비워진 잔을 머리위에 거꾸로 들고 탈탈 털어야했다. 예외란 있을..
20130813 2013년 8월에 썼던 글입니다. 당시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하여 어지간히 마음고생을 할때였습니다. 결국 2년후인 2015년 이 회사(SNC-Lavalin)를 떠나 한동안 구직활동을 하다가 수개월 뒤 토론토 교통공사(TTC)로 직장을 옮겼었습니다. --------------------------------------------------------------- 사청사우(乍晴乍雨)-김시습(金時習) - 개었다가 비 내리고 역자 : 오세주 乍晴乍雨雨還晴(사청사우우환청) 잠깐 개었다 비 내리고 내렸다가 도로 개이니 天道猶然況世情(천도유연황세정) 하늘의 이치도 이러한데 하물며 세상 인심이야 譽我便是還毁我(예아편시환훼아) 나를 칭찬하다 곧 도리어 나를 헐뜯고 逃名却自爲求名(도명각자위구명) 명예를 마다..
20130102 2013년 1월에 썼던 글입니다. --------------------------------------------------------------------------------------------------------- 신라 말기의 학자 최치원은 조기유학생이었습니다. 열 두살에 당나라에 유학을 간 그는 공부를 잘 했는지 졸업 후에 당나라 과거에 급제하여 공직생활을 했습니다. 이후 그는 귀국하여 진성여왕시절 고위 공무원직을 역임하다가 귀족간의 정치투쟁에서 밀려납니다. 인터넷 인명사전을 참고하였습니다. 그가 남긴 글 중에 "강남여자"라는 인상적인 시가 있어서 퍼왔습니다. 여기의 강남은 물론 서울의 강남이 아니지만 화려하고 놀기 좋은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
20130102 2013년 1월에 썼던 글입니다. -------------------------------------------------------------------------- 어릴 때 끼니가 되면 밥을 먹고 나서도 떡 같은 간식이 있으면 어머니는 '떡배 따로 밥배 따로' 라면서 나에게 권하곤 했다. '밥배 따로 떡배 따로'는 세월이 지나가며 바리에이션을 거듭하여 '밥배 술배' 혹은 '밥배 고구마배' '밥배 피자배' '밥배 짜장면배' 등등으로 발전한다. 그러나 이런 먹거리의 조합에서 주목할 점은 '밥'은 꼭 들어간다는 것이다. 고려도경에 따르면 고려시대에는 사람들이 보통 두끼를 먹었다 한다. 왕족은 하루 세끼, 귀족은 두끼, 평민은 사정이 좋으면 두끼, 그렇지 않으면 한끼로 넘어갔다고 한다. 또한..
20120615 2012년 6월에 썼던 글입니다. -------------------------------------------------------------------------------------------------- 이 바닥에서 구른지 이십여년. 한국에 있는 동기들은 잘나가는 관리자요 임원에 고위 공무원이지만 나는 여전히 그냥 한가지 기술로 먹고 산다. 주변을 둘러봐도 머리 허연 할배들이 많은것을 보면 내 미래도 저렇지 않을까 한숨이 나오기도 하지만 어쩌랴 이것이 여기의 라이프스타일. 그게 싫었으면 여기 오질 말았어야지. 게다가 한국에 계속 있었더라면 이라는 가정도 나의 화려한 현재를 보장 못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나마 먹을것 입을것 자는것 소시민답게 소소하게 쓰면서 큰 걱정없이 사는 나는 다..
20110909 2011년 9월에 썼던 글입니다. ------------------------------------------------------------------------------------- 영어가 저절로 익숙해진다 : 아니다. 성인이 되어서 이민온 사람은 포기해야 한다. 간혹 드물게 성인이 되어 왔어도 영어에 통달하는 사람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런 사람도 한국식 액센트는 어쩔 수 없다. 어려서 이민온 애들은 영어가 완벽할 것이다. : 아니다. 중학교 이후에 이민온 애들은 한국 액센트를 피하기 어렵다. 영어만 하고 한국말 못하는 애들은 영어가 완벽할 것이다 : 아니다. 한국에서 살고 한국말만 한다고 한국말이 완벽한가? 매일 집에서 양식을 먹을 것이다. : 아니다. 밥에다 찌개와 김치, 순..
20110408 2011년 4월에 썼던 글입니다. ------------------------------------------------------------------------------------- 민아 학교에는 한국 유학생들이 적지않게 있습니다. 옛날부터 이 학교는 이민 온 학생이든, 아니면 유학생이든간에 한국사람에게 인기가 있어왔습니다. 그 이유를 듣는다면 아마 누구나 실소를 금치 못할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같지 않은 이유란 유태인들이 많이 다니는 학교라는 것입니다. 분명 이 동네에는 유태인 회당인 시네각도 있고 주말이면 검정 옷에 빵떡모자 (키파, Kippah)를 쓰고 비가오나 눈이오나 줄줄이 회당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유태인들이 많이 사는 것은 맞습니다. 한국애들에게 이 학교가 ..
20100423 2010년 4월에 썼던 글입니다. ------------------------------------------------------------------------------------------- 사람은 감정을 나눌 줄 아는 존재다. 다른 이의 기쁨을 축하하고, 어려움과 슬픔을 격려하고 위로한다. 그러나 사람의 감정을 나누는 일은 때로는 쉬운일이 아니다. 때로는 말로써 글로써 표현 못하는 감정이 있다. 말을 아무리 잘 한다 해도, 표정을 아무리 배우 뺨치게 잘 짓는다 해도, 그것에 진심이 담기지 않는다면 보기좋은 포장지와 다름이 없을 것이다. 또한 감정이 실렸다 한들 순간적인 기분이라면 포장을 열자마자 사라져 버리는 허무한 공기와 같다. 좋은 일에 감정을 나누는 것 보다는, 슬픈 일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