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옛날 글과 사진 (150)
Return to Home
2009년 4월에 썼던 글입니다. --------------------------------------------------------------------------- 요즘 난리인 돼지독감을 영어로 스와인 플루(Swine flu) 라고 합니다. 스와인은 돼지를 약간 더 점잖은 느낌으로 부르는 말 같습니다. 옛날에 독일 출장을 갔을때 식당에서 독일말로만 되어있는 메뉴를 보면서 슈바인(스와인의 독일발음) 들어간것을 시키면 대충 입맛에 맞는 돼지고기 음식을 먹었던 것 같습니다. 민아엄마가 업무상 은행텔러와(한국사람) 얘기를 하다가 이 돼지독감 얘기가 나왔습니다. 민아엄마 : "요즘 돼지독감이 유행이라던데 건강 조심하세요." 은행텔러 : "돼지독감이요? 하하하.. 백조독감 아녜요?" 민아엄마 : "돼지독감이라..
2009년 4월에 썼던 글입니다. -------------------------------------------------------------------- 까마득한 옛날 내가 동네친구집에 놀러 갔을때의 이야기입니다. 지금은 많이 변했겠지만, 달동네로 대표되던 봉천동은, 무허가 집들이 빽빽하게 들어서고 그 사이를 미로와 같은 골목길이 지나가는 그런 동네였습니다. 이 친구가 사는 곳도 별반 다르지 않은, 야트막한 2층 스라브 집이었습니다. 친구의 방은 2층이었는데, 창문을 열고 보면 그리 별스러울 것도 없는 평범한 동네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고개를 내밀어 아래를 보면 집을 끼고 돌아가는 좁은 골목이 있고, 군데군데 거미줄같이 치렁치렁한 전선을 이고 있는 전봇대와, 골목을 따라 쭉 가다보면 왼쪽으로는..
2009년 4월에 썼던 글입니다. ------------------------------------------------------------------------------------ 한국에서 살 때, 딸네미가 아직 네살때 일입니다. 딸네미 동네 친구중에 성수라는 남자아이가 있었습니다. 딸네미보다 한살 많은 놈이었는데 우리 딸네미를 아주 끔찍하게 위해주는 것이었습니다. 넓적한 얼굴에 조그만 눈, 밋밋한 코와 입이 오종종하게 몰려있는, 구한말 흑백 사진 화보 속의 전형적인 토종 한국아이입니다. 좋은말로 남자답게 생긴 장군감이었습니다. 성수 아버지는 택시 운전을 한다고 했는데 부부가 바빠서 그랬는지 아니면 성수가 그렇게 활달한 성격이라서 그랬는지 성수는 늘 밖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한번은 회사 노는날이라 ..
2009년 4월에 썼던 글입니다. ---------------------------------------------------------------- 나의 컴퓨터 역사 - 1 내가 처음으로 컴퓨터란 물건을 만진것은 금성 패미컴이라는 물건이었다. 키보드와 본체가 일체형인 이 8비트짜리 컴퓨터는, 모니터가 없어서 테레비에 연결해서 영상을 봐야하는 물건이었다. 지금 기억으로는 미국에서 애플이 나오던 시절 국내 가전업체에서 이를 모방해서 비슷하게 만든 짝퉁 물건이었다. 베이식 언어가 내장되어 있고 단축키가 강제내장되어 있어(옵션이 아님) 예를들면 베이식 언어에서 print 라는 명령어가 p 자판에 고정이 되어 있어서 'p'만 누르면 'print'가 자동으로 들어가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의 치명적인 단점은 p를 ..
2009년 4월에 썼던 글입니다. ---------------------------------------------------------------------------------- 좀 섬뜩한 제목같지만 어차피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 생활에 고기를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일이므로 이야기를 해 본다. 지금까지 해 본 특이한 프로젝트를 말하라면 도축장 프로젝트를 들 수가 있다. 도축장 하면 어감이 좀 그렇기 때문에 동료들끼리 미트 플랜트 meat plant 라고 불렀다. 처음부터 끝까지 한것이 아니라, 쉽게 말하면 부분적인 개/보수 였는데,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도면을 상세하게 볼 수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돼지고기 소고기들이 어떻게 가공되어 나오는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물론 관심도 없었지만. 내가 본..
2009년 4월에 썼던 글입니다. ---------------------------------------------------------------------------------- 군대시절 경험한 한국의 아름다운 곳 - 1 군에 입대해서 훈련을 받을때나 자대 배치를 받고 생활하던 때 늘 생각하던 것이 나중에 제대를 하고나면 민간인 신분으로 이곳에 다시 놀러왔으면 하는 것이었다. 훈련을 받으면서 새벽 한두시에 길도 없는 숲속을 헤치며 목표를 향해 걸어가는데, 얼굴에 아카시아 가시가 긁히고 거미줄이 감기면서 계속 전진하다가 문득 숲이 끝나면서 야트막하게 경사진 하얀 공터가 나오는 것이었. 그 위로 교교하게 비추는 달빛은 얼마나 환상적이었던지 지금도 내 기억속에 또렷이 남아있다. 해상침투 대비 대간첩 작전을..
2009년 2월에 썼던 글입니다. ---------------------------------------------------------------------------- 어제 전 회사에서 메일을 받았습니다. 주식 분할에 대한 공고문이었지요. 그 회사에 처음 입사할 때 주식을 조금 샀었는데 그냥 잊어버린다치고 갖고 있었습니다. 회사 옮기면서 팔아치울려고 했는데 당시에 회사 합병이다 뭐다 해서 어수선할 때라 그런지 주주총회 후에 팔라고 해서 그냥 두었었습니다. 팔아봐야 큰 보탬도 안되는 수준이라 잊고 지내기 쉽더군요. 주가는 요즘같은 경제난에도 약간 올랐더군요. 지난 회사가 역사가 거의 50년이 된 오랜 회사라 내가 입사했을 때 당시 노인들이 많았는데, 63년도에 입사한 할배가 일을 하고 있었을 정도였으니..
고등학교때 같은 반 친구였는데, 이름이 꺼구로 해도 같았습니다. 실명은 개인 프라이버시 존중 차원에서 그냥 넘어가기로 하지요. 이 친구, 엄청 착합니다. 남에게 싫은소리 한번 할 줄 모르고 큰소리 한번 칠 줄 모르는 친구였지요. 그러나 단점도 있었는데 공부가 어지간히 많이 떨어졌고 왠지 모르게 나사빠진 행동을 할 때가 많았으며 체력이 약해서 그런지 행동거지가 참으로 어눌하고 어벙벙한 친구였습니다. 그것 때문에 체육시간에 정말 많은 놀림을 받았는데 지금 생각해도 그때 그 젊은 체육선생이 좀 못된 구석이 있었던 것이 애들 앞에서 그 친구를 모욕을 주고 놀리고 했었습니다. 뭐, 그때 남자 고등학교에서는 훈육선생이 학생이 껌을 씹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머리에다 씹던 껌을 짓이겨 발라 버리던 시절이었으니 인격모독..
2008년 6월에 썼던 글입니다. -------------------------------------------------------------------------------- 요즘 한국에서 회자되는 우스개 소리 하나를 소개해봅니다. 장님이 눈을 뜨고 앉은뱅이가 일어나고 거지의 돈주머니가 만원짜리 지폐로 넘쳐나는 기적이 매일같이 일어나는 곳이 있다고 합니다. 정답은 지하철 종점이랍니다. ㅎㅎ 이 대목에서 와~~ 진짜? 혹은 왜? 왜 그게 정답이야? 이런 분들은 상태가 심각합니다. ㅎㅎ 지난번 한국에 갔을때, 아침에 병원에 가느라 지하철을 탔는데, 지하철 플랫폼을 내려가는 계단에 머리가 하얗게 센 할머니 한 분이 계단에 앉아서 껌 몇통을 부채같이 펴들고 팔고 있는것이 보였습니다. 복잡한 출근 시간을 피해..
2008년 4월에 썼던 글입니다. ---------------------------------------------------------------------- 4월 2일 수술 당일이다. 새벽에 눈이 떠져 도무지 잠이 오지를 않는다. 2인실이지만 나 혼자 있어 TV는 마음대로 볼 수 있다. TV는 하루종일 24시간 하는것 같다. 유선방송에서는 쉬지않고 낮에 했던 프로그램을 되풀이하고 있다. 똑같은 코미디언, 배우, 해설자, 아나운서, 동물의 왕국에 나오는 동물들이 이 새벽에 똑 같은 모습으로 똑 같이 울고 웃고 걷고 달리는 동작을 반복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 나의 일상도 역시 저들과 같이 똑 같은 장면을 매일같이 연출하면서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번같은 수술도 어찌보면 인생에 있어서 수없이 반복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