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잡동사니 생각 (71)
Return to Home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모든 일에는 고마운 마음이 필요하다. 에피소드 1) 작년이었던가? 한국에 있는 대학 동기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 친구는 동기가 맞지만, 학창시절에는 거의 말을 해 보지 않았던, 그냥 얼굴만 아는 그런 친구였다.그러니 졸업하고 나서 한번도 만난 적도 없고, 얼굴만 아는 사이다 보니 구태여 안부를 묻고 자시고 할 것도 없었다. 내 전화번호는 한다리 건너 아는 후배로 부터 얻었다 한다. 잘은 모르지만 그 친구는 집이 꽤 부유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니 노는 물이 달랐을 수도 있겠다. 그렇게 긴긴 세월이 지나도록 말 한번 안 섞었던 친구가 갑자기 한국에서 전화를 해서 이것 저것 물어본다. 내용인즉슨 지금까지 회사생활을 해 왔는데 일이 재미도 없고 한국에서 일하다 보니 짜증나는 일도 많고, 그러니 외국에서 한번..
권정생 선생님의 글 "열 여섯살의 겨울" 에서 일부분을 소개한다. --------------------------------------------------------------------- 봉건시대 때도 양반들은 일을 하지 않았다. 그런 사람이 더 훌륭하고 죽도록 일을 하는 농사꾼이나 도구를 만드는 장인들은 홀대를 하였다. 과학문명시대도 마찬가지다. 공부는 오직 편하게 살기 위한 수단이다. 배우면 영리해지고 못 배우면 바보가 되는 것이지 배우면 착해지고 못 배우면 악해지는 건 절대 아닌데도 말이다. 개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배우면 강해져서 못 배운 사람을 등쳐먹는 것은 똑같지 않는가? 배운 사람이 못 배운 사람을 등쳐먹으니 못 배운 사람은 억울해서 빼앗기지 않으려고 따라서 배우려 애쓰고, 그러니 지식..
대학을 졸업하고 회사에 처음 입사하여 며칠 되지 않았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채 복사나 하면서 해맑은 얼굴로 어리벙벙하게 앉아있는데 복도에서 와장창 하는 소리와 함께 큰 소리가 났다. 싸움이 난 것이다. 대학교육까지 받은, 정장에 넥타이 맨 사람들이 바로 그 넥타이를 서로의 자존심인양 꼬나쥐고 육두문자를 날리고 있었다. 둘 다 회의를 막 마치고 나오는 길인 것 같았다. "이 새끼야, 니가 거기서 그럴 수 있어?" "뭐라, 이 새끼? 이걸 확 마!!" "확 마? 이 과장 새끼가?!" 과장새끼. 그 말은 나에게 차라리 충격이었다. 사회 초년생인 나에게 '과장님'은 '과장'도 '과장놈'도 아니요 어디까지나 '과장님'일 뿐이었다. 결재라도 받으려면 한 단계 거치고 또 거쳐야 비로소 다다를 수 있는 높이, 하루종일..
민아가 저녁밥상에서 밥을 남겨서, 한소리 했다. - 여자애들도 군대를 가야 해. 그래야 음식 귀한줄도 알고 정신을 차리지.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내가 군대 있을 때만 해도 이미 배고픈 군대는 아니었다. 병사건 장교건 간에 조악한 식사일지언정 원하는대로 마음껏 먹을 수는 있었다. 맞다. 군대가야 음식 귀한 줄 안다는 소리는 뻥이다. 민아가 말한다. - 학교에 군대 갔다온 오빠들 있는데 정신 못차린 오빠들 많던데? 맨날 술집가서 놀고, 공부 안하고.. 군대 갔다 온, 유학생 남자애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하긴. 군대 갔다왔다고 다 정신차리면 우리나라가 벌써 우주정복을 하고도 남았겠지. 나부터가 군대 갔다왔어도 정신 못차리고 딸네미에게 군대뻥이나 치고 앉았으니. 참. 수년전에 민아가 쇼핑몰에 옷 사러 간다길래 ..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당신 없는 세상은 앙꼬없는 찐빵이요 고무줄 없는 사리마다 모래없는 사막에 김빠진 맥주 줄없는 기타요 건반없는 피아노 절벽에 뽕부라요 굽없는 하이힐 호두없는 호두과자 팥없는 붕어빵 단무지없는 짜장면에 쏘스없는 탕슉 악어없는 라코스테에 자전거 없는 빈폴 박지성 없는 맨유에 광땡잡고 나가리... (*사리마다 : 빤쓰에 해당하는 일본말) 당신이야말로 나에게 있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꼭 있어야 할 존재요 의미요 목적이라는, 연인의 마음을 잡으려 풀어놓는 이 촌티 풀풀 날리는 사설은 그 옛날 코미디의 소재로 쓰이면서 세간에 즐겨 회자되었다. 연인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무슨 말을 못하랴, 하지만 말은 말일 뿐 그렇게 지고지순한 사랑을 찾아보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된장녀, 된장남이라는 유행어가 돌 정도로, 일부..